메뉴
brunch
매거진
한강의 작품 세계
피 흐르는 눈 4
한강 시집『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by
김양훈
Dec 29. 2024
이 어스름한 저녁을 열고
세상의 뒤편으로 들어가 보면
모든 것이
등을 돌리고 있다
고요히 등을 돌린 뒷모습들이
차라리 나에겐 견딜 만해서
되도록 오래
여기 앉아 있고 싶은데
빛이라곤
들어와 갇힌 빛뿐
슬픔이라곤
이미 흘러나간 자국뿐
조용한 내 눈에는
찔린 자국뿐
피의 그림자뿐
흐르는 족족
재가 되는
검은
keyword
저녁
시집
28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멤버쉽
김양훈
인문・교양 분야 크리에이터
프리랜서 작가, 칼럼니스트, 늦깎이 화가, 야메 사진작가
구독자
258
구독
월간 멤버십 가입
월간 멤버십 가입
매거진의 이전글
피 흐르는 눈 3
눈물이 찾아올 때 내 몸은 텅 빈 항아리가 되지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