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을 열었다. 어슴새벽 백련산 솔숲을 지나온 바람결이 제법 차갑다. 창밖으로 손을 내젓는다. 서늘한 기운이 맨살갗에 착 달라붙는다.
그 뜨거웠던 여름은 무엇이었나. 가을의 속셈이라고 다를까. 生死不二, 삶과 죽음은 두 개가 아니듯 계절이라고 뭐가 다른가.
새가 목련나무 가지 위에서 지저귀를 한다. 배고픈가 보다. 수프를 끓이자.
프리랜서 작가, 칼럼니스트, 늦깎이 화가, 야메 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