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사와 함께 읽는 詩]
울기는 쉽지
루이스 휘른베르크
울기는 쉽지, 눈물을 흘리기야
날아서 달아나는 시간처럼 쉽지
그러나 웃기는 어려운 것.
찢어지는 가슴속에 웃음을 짓고
이를 꼭 악물고
돌과 먼지와 벽돌 조각과
끝없이 넘쳐 나는 눈물의 바닷속에서
웃음을 짓고 믿으며
우리가 짓는 집에 방을 만들어 나가면,
그리고 남을 믿으면
주위에서 지옥은 사라진다.
웃음은 어려운 것.
그러나 웃음은 삶.
그리고 우리의 삶은 그처럼 위대한 것.
루이스 휘른베르크(Louis Fürnberg, 1909~1957)는 체코슬로바키아 태생의 유대계 독일어 시인이자 작곡가와 외교관으로 활동했으며, 동독 사회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는 독자들에게 “당은 항상 옳다(Die Partei, die Partei, die hat immer recht)”라는 공산당의 선전가로 기억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를 단순한 선전가라고만 규정해 버린다면 그의 문학적 발자취를 온전히 설명하기 어렵다. 그는 사회주의 체제와 긴밀히 동조하면서도 동시에 詩가 지니는 정서적 호소력을 통해 시대의 이상을 구현하려 했다. 그는 정치와 문학의 경계에 선 인물이었다.
휘른베르크의 시 세계는 전통적 서정과 집단적 서사의 결합으로 특징지어진다. 개인의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하기보다, 그는 혁명적 미래를 향한 열망과 동지적 연대를 강조했다. 이 점에서 그의 시는 카프카의 고독이나 릴케의 내면성과는 전혀 다른 궤도를 걷는다. 문학은 고통받는 개인의 목소리를 드러내는 장이 아니라, 집단적 신념을 고양시키는 합창의 무대가 된다. 그는 언어를 음악적 리듬에 맞추어 단순하고 직설적으로 사용했으며, 이러한 문체는 그가 직접 작곡한 곡들과 긴밀히 어울리며 청중의 귀에 즉각적으로 각인되었다.
하지만 바로 이 단순성과 직설성은 휘른베르크 문학의 빛이자 그림자였다. 당을 찬미하는 그의 대표작은 시대적 맥락 속에서는 혁명적 신념의 서정시로 기능했지만, 후대의 시각으로 바라보면 체제 이데올로기에 예속된 문학으로 평가된다. 이는 예술적 자율성보다는 정치적 충성의 도구로 읽히는 한계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휘른베르크의 작품은 문학과 정치가 어떻게 교차하며, 시적 언어가 집단적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남는다.
따라서 휘른베르크의 시를 평가할 때 우리는 그를 단순히 ‘당(黨)의 시인’으로 환원하기보다, 20세기 격동의 정치 속에서 시가 지닌 공적 기능을 시험한 실험자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의 유산은 문학이 체제에 봉사하는 순간에도 여전히 감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역설을 드러내며, 예술과 정치의 관계에 대한 성찰을 오늘날에도 던져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