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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거리, 가로등, 약국

By 알렉산드르 블로크

by 김양훈

밤, 거리, 가로등, 약국

알렉산드르 블로크

무의미한 흐릿한 빛

스무 해를 더 산들

다 그렇겠지, 출구는 없다.


죽어 다시 산들 어차피

다 예전처럼 되풀이되겠지

밤, 얼어붙은 운하의 잔 물결,

약국, 거리, 가로등.


블로크는 자신이 살아온 삶의 의미를 항상 ‘길’이란 형상 속에서 찾았다. 그에게 창작은 시인이자 한 인간으로서 그가 걸어온 '길의 반영'이다. 그래서 그는 서로 다른 시기에 쓴 시와 서사시들을 독자적인 정신적·예술적 가치를 지닌 독립적인 작품으로 간주하지 않았다. 그에게 그의 모든 작품은 단일한 예술적 총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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