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리 해녀

by 래리 버로스(Larry Burrows)

by 김양훈

위 사진은 전설적인 종군기자이자 사진가인 래리 버로스(Larry Burrows)가 1963년 제주도에서 촬영한 작품이다.

​라이프(LIFE)지의 상징적인 사진가인 그는 베트남 전쟁의 비극을 기록한 것으로 유명하지만, 1963년 한국을 방문하여 제주의 독특한 문화와 해녀들의 삶을 렌즈에 담았다.

1. 사진의 정확한 지명

​이 사진이 촬영된 장소는 제주도 구좌읍 하도리(下道里) 인근의 해안으로 알려져 있다.

​구좌읍 하도리는 예로부터 제주에서 가장 많은 해녀가 거주하던 마을로, '해녀의 고향'이라 불리는 곳이다.

​사진 배경에 보이는 언덕 위 일주도로 가로수길과 마을의 돌담, 그리고 해안 모래사장은 당시 하도리 일대의 풍경을 보여준다.

2. 사진의 배경 및 설명

​촬영 시기: 1963년 (라이프지 게재)

□ ​내용: 물질 작업을 마친 해녀들이 채취한 해산물이 담긴 망사리(그물 바구니)와 테왁(부표)을 등에 지고 모래사장을 가로질러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이다. 맨 오른쪽에는 엄마의 손을 잡고 걷는 어린아이의 모습이 담겨 있어, 당시 해녀들의 고단한 삶과 그 속에서도 이어지는 가족애를 동시에 보여준다.

□ ​역사적 가치: 래리 버로스는 전쟁의 참혹함을 찍던 날카로운 시선과는 대조적으로, 제주의 풍경을 매우 서정적이고 평화롭게 담아냈다. 흑백 사진임에도 불구하고 해녀들의 옷감 패턴(갈옷 등), 바구니의 질감, 저 멀리 보이는 초가집들이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어 1960년대 제주의 생활사를 연구하는 데 매우 중요한 사료로 평가받는다.

​3. 사진 속의 소품들

□ ​테왁: 해녀들이 수면에 떠서 쉴 수 있도록 돕는 박 모양의 부표다. 사진 속 해녀들의 등 위에 둥글게 얹혀 있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 ​망사리: 채취한 소라나 전복 등을 담는 그물주머니다.

래리 버로스(Larry Burrows)

​당시 래리 버로스가 찍은 사진들은 라이프지에 "The Ladies of the Deep" (심해의 여인들) 또는 한국 관련 특집 기사로 소개되며 전 세계에 제주 해녀의 존재를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래리 버로스(Larry Burrows, 1926–1971)는 20세기 가장 위대한 종군 기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영국 출신의 사진작가다. 그는 특히 베트남 전쟁을 가장 치열하고 인간적인 시선으로 기록한 사진가로 유명하다.

1. 생애와 경력

그는 16세의 나이에 LIFE 매거진 런던 지국에서 암실 조수로 일을 시작했다. 초기에는 윈스턴 처칠, 어니스트 헤밍웨이, 브리짓 바르도와 같은 유명 인사들의 초상 사진과 런던의 거리 풍경을 촬영하며 실력을 쌓았다.

□ ​베트남 전쟁: 1962년부터 1971년 사망할 때까지 약 9년 동안 베트남 전쟁을 취재했다. 그는 단순히 현장을 방문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병사들과 함께 생활하며 최전선에서 사선(死線)을 넘나드는 촬영을 이어갔다.

□ ​최후: 1971년 2월 10일, 라오스 침공 작전(람선 719 작전)을 취재하기 위해 동료 사진가들과 헬리콥터를 타고 이동하던 중 격추되어 4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2. 사진의 특징 및 업적

​컬러 사진의 개척자: 당시 많은 종군 기자들이 흑백 필름을 고수할 때, 버로스는 적극적으로 컬러 필름을 사용하여 전쟁의 참상을 더욱 생생하고 현장감 있게 전달했다.

□ ​인본주의적 시선: 그의 사진은 전쟁의 전략이나 정치적 상황보다는 전쟁 속의 '사람'에 집중했다. 고통받는 병사들과 민간인들의 감정을 포착하여 전쟁의 비극과 인간성을 동시에 보여주었다.

□ ​철저한 구성: 급박한 전투 상황 속에서도 마치 고전 회화처럼 치밀하고 드라마틱한 구도를 잡아내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는 단 한 장의 완벽한 사진을 위해 며칠씩 현장에서 기다리는 완벽주의자이기도 했다.

3. 주요 작품

□ ​《Reaching Out》(1966): 진흙탕 속에서 부상당한 해병대원이 쓰러진 동료를 향해 손을 뻗는 모습을 포착한 사진으로, 베트남 전쟁을 상징하는 가장 강렬한 이미지 중 하나다.

□ ​《One Ride with Yankee Papa 13》(1965): 헬기 승무원의 시각에서 전쟁의 공포와 동료를 잃은 슬픔을 담아낸 유명한 사진 에세이다.


​래리 버로스는 생전 로버트 카파 상(Robert Capa Gold Medal)을 세 차례나 수상하며 그 용기와 예술성을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