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치카

by 블라디미르 마야콥스키

by 김양훈

릴리치카!¹

―편지를 대신한 시

블라디미르 마야콥스키


공기를 갉아 먹은 담배 연기,

이 방은,

크루초니흐의 지옥²의 한 장(章).

그대 기억하는지.

이 창문 너머

난 흥분에 휩싸여

처음으로 그대의 손을 어루만졌소.

오늘 바로 여기 앉아 있는 그대.

쇠를 입은 듯한 그대의 심장.

하루가 지나면

된통 욕을 하고

나를 내쫓겠지.

희뿌연 현관에서 손이 떨려

소매에 팔을 끼워 넣는 것도 한참.

난 이내 뛰쳐나가

거리에 몸뚱이를 던지겠소.

절망에 빠진 난

난폭하게

미쳐 버리겠소.

내 사랑,

착한 그대여,

그럴 필요 없이

차라리 헤어집시다.

그대 어딜 가든

나의 사랑

그 무거운 저울추는

매한가지

그대에게 매달려 있을 테니.

마지막 비명으로

분노의 하소연, 그 비애를 외치게 해 주오.

황소도 너무 부려 먹으면

주인을 떠나

찬물에 드러눕는 법.

그대의 사랑 말고

내게

바다는 없소.

울면서 애원해도

-그대의 사랑은 휴식을 허락지 않겠지.

지친 코끼리가 쉬려 할 땐

뜨거운 모래 위에 위엄 있게 눕는 법.

그대의 사랑 말고

태양도 없소.

하나 나는 그대가

-어디서 누구와 있는지도 모르오.

그대가 이리도 괴롭힌다면

시인은

사랑으로

돈과 명예를 살 거요.

하나 내겐

그대의 사랑스러운 이름 외엔

그 어떤 소리도 기쁘게 들리지 않소.

나는 몸을 던지지도

독약을 먹지도 않을 거요.

관자놀이에 방아쇠를 당길 수도 없소.

내겐

그대의 눈길만큼

위압적인 칼날도 없소.

내일이면 그대는 잊으리.

내가 그대에게 왕관을 씌웠음을.

꽃피는 영혼을 사랑으로 불태웠음을.

덧없는 나날들, 카니발의 회오리가

내 시집 낱장들을 흩뜨려 놓으리라는 것을…

그대 발걸음 멈출 수 있는 건

거친 숨을 몰아쉬는

내 시의 마른 잎새들이 아닐는지?

그대 떠나는 발밑에

내 마지막 부드러움이나마

깔아 줄 수 있다면.

(1916)


조규연 옮김. 블라디미르 마야콥스키 시선집 『바이올린과 약간의 신경과민』(민음사 2024)

[주1] 릴리치카는 마야콥스키의 연인이었던 릴랴 브리크(1891-1978)를 지칭한다. ‘릴리치카’는 그녀의 이름 ‘릴랴’의 애칭이다. 1915년 「바지 입은 구름」 낭송 당시 처음 만나 1925년 공식적으로 결별했다. 「바지 입은 구름」을 비롯하여 그의 다수의 작품이 릴랴 브리크에게 헌사됐으며, 마야콥스키의 연인이자 뮤즈로 그의 삶에 지속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 1935년 스탈린의 마야콥스키 복권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

[주2] 마야콥스키와 함께 활동했던 미래주의 시인 크루초니흐와 흘레브니코프의 서사시 「지옥 놀이」(1912)를 의미한다.

작품의 배경과 시평
마야콥스키의 <릴리치카! —편지를 대신한 시>는 러시아 미래주의 문학의 정점이자, 문학사상 가장 격정적이고 처절한 고백 중 하나로 꼽힙니다. 이 시는 연애시를 넘어, 파괴적인 열망과 숭배에 가까운 사랑이 한 시인의 영혼을 어떻게 잠식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1. [작품 배경] 치명적인 사랑, 릴랴 브리크

이 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마야콥스키의 삶에서 절대적인 존재였던 릴랴 브리크(Lilya Brik)와의 관계를 알아야 합니다.

•치명적인 만남: 1915년, 마야콥스키는 릴랴의 여동생 엘사(훗날 엘사 트리올레)의 소개로 브리크 부부를 만납니다. 그는 그 자리에서 자신의 대작 『바지 입은 구름』을 낭송했고, 릴랴에게 첫눈에 반해 그 시를 그녀에게 헌사했습니다.

•기묘한 동거: 릴랴는 이미 오시프 브리크와 결혼한 상태였으나, 마야콥스키는 그들 부부와 기묘한 삼각관계를 유지하며 한집에 살기도 했습니다. 릴랴는 그에게 영감을 주는 '뮤즈'인 동시에, 그를 끊임없이 질투와 절망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형벌'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시의 시점(1916): 이 시가 쓰인 1916년은 두 사람의 관계가 가장 뜨거우면서도 위태롭던 시기입니다. 마야콥스키는 릴랴가 자신을 밀어내려 할 때마다 느끼는 죽음과도 같은 공포를 이 시에 담아냈습니다.

2. [시평] 절망을 연료로 쓴 미래주의자의 비명

자기 파괴적인 숭배와 집착

시의 화자는 릴랴를 향한 사랑을 '무거운 저울추'로 묘사합니다. 어디를 가든 그녀에게 매달려 있을 이 사랑은 축복이라기보다 숙명적인 굴레에 가깝습니다. 화자는 "그대의 사랑 말고 내게 바다는 없소", "태양도 없소"라고 외치며 자신의 우주 전체를 그녀로 대체해 버립니다.

■일상과 신화의 결합

마야콥스키는 미래주의자답게 거칠고 일상적인 시어를 사용하면서도, 그것을 거대한 신화적 비극으로 격상시킵니다.

•공기를 갉아먹은 담배 연기: 답답하고 폐쇄적인 실내 분위기를 통해 숨 막히는 심리 상태를 시각화합니다.

•황소와 코끼리: 자신을 지친 짐승에 비유함으로써, 건장한 육체와 대비되는 나약한 내면을 강조합니다. 아무리 강한 짐승이라도 주인(사랑)의 학대 앞에서는 무너질 수밖에 없음을 보여줍니다.

■문학적 위엄과 겸허한 헌신

시의 후반부에서 시인은 자신의 문학적 성취(왕관을 씌웠던 일, 시집 낱장들)조차 그녀의 변심 앞에서는 무력하다고 고백합니다. 그러나 마지막 대목에서 그는 "그대 떠나는 발밑에 내 마지막 부드러움이나마 깔아 줄 수 있다면"이라며, 광기 어린 집착을 내려놓고 지극히 서정적이고 애절한 헌신으로 마무리합니다. 이는 폭풍 같은 감정의 끝에 남은 순수한 사랑의 잔해를 보여줍니다.

3. 감상 포인트

이 시는 '소리 내어 읽었을 때' 그 진가가 드러납니다. 마야콥스키 특유의 계단식 배열(본문에서는 평면적으로 표기되었으나 원문은 시각적 운율을 강조함)과 거친 호흡은 독자로하여금 시인의 요동치는 심장 박동을 느끼게 합니다.

"내겐 그대의 눈길만큼 위압적인 칼날도 없소."

이 구절은 그가 훗날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비극적인 결말과 겹쳐지며, 그에게 사랑이 얼마나 치명적인 실제적 위협이었는지를 상기시킵니다.


Vladimir Mayakovsky & Lilya Brik 1918
쇳물로 쓴 서정, 마야콥스키와
미래주의의 파괴적 역동성
블라디미르 마야콥스키는 20세기 초 러시아 아방가르드의 상징이자, 스스로를 '혁명의 고함꾼'으로 정의했던 시인이다. 그가 주도한 러시아 미래주의(Futurism)는 단순히 새로운 문학 사조를 넘어, 낡은 세계의 관습을 파괴하고 기계 문명과 혁명의 역동성을 언어의 전면에 배치하려 했던 거대한 미학적 폭동이었다.
1. 과거의 뺨을 때리는 미학적 단절

1912년 발표된 미래주의 선언서 『대중의 취향에 따귀를 때려라』에서 드러나듯, 마야콥스키와 그의 동료들은 푸시킨,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로 대변되는 러시아 고전 문학의 권위를 정면으로 부정했다. 그들에게 과거의 문학은 박제된 유물에 불과했다. 미래주의자들은 증기기관차의 경적 소리, 공장의 소음, 도시의 번잡함 속에 새로운 시대의 리듬이 있다고 믿었다. 마야콥스키는 "모든 것은 부서지고 다시 만들어져야 한다"는 신념 아래, 우아한 귀족적 언어를 버리고 거리의 거친 입담과 비속어를 시의 영토로 끌어들였다.

2. 언어의 해방: 자움(Zaum)과 계단식 배열

마야콥스키의 미래주의는 형식의 파괴에서 정점을 찍는다. 그는 전통적인 정형시의 율격(meter)을 거부하고, 호흡의 단위에 따라 시를 배치하는 '계단식 배열(Lestnitsa)' 형식을 창안했다. 이는 독자로 하여금 시를 눈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 광장에서 외치는 연설처럼 체감하게 만들었다.

또한, 그는 동료 크루초니흐가 주창한 '자움(Zaum, 초이성 언어)' 개념을 흡수하여, 의미에 종속된 언어가 아닌 소리 그 자체의 물리적 에너지를 발산하는 시도를 멈추지 않았다. 그에게 시어는 감정을 전달하는 매개체가 아니라, 독자의 고막을 타격하는 쇳덩이이자 혁명의 도구였다.

3. 기계적 낙관론과 비극적 자아의 충돌

마야콥스키의 미래주의가 지닌 독특함은 '기계와 집단'을 찬양하면서도 그 기저에는 지독하리만큼 비대해진 '개인적 자아'가 꿈틀거린다는 점이다. 그는 "나는"이라는 1인칭 대명사를 즐겨 사용하며 자신을 신화적인 거인으로 묘사했다.

철강과 콘크리트의 시대를 노래하는 미래주의자였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내면에는 서구 미래주의(이탈리아의 마리네티 등)가 가졌던 비인간적 폭력성과는 결을 달리하는 '피 흘리는 서정'이 존재했다. <릴리치카!>에서 보이듯, 기계 문명의 강인함을 노래하던 시인은 사랑 앞에서 여지없이 무너지는 황소나 코끼리로 자신을 은유한다. 이러한 거대 담론(혁명·미래)과 미시적 고통(고독·사랑)의 충돌은 마야콥스키 미래주의를 단순한 선전 도구 그 이상의 예술적 경지로 끌어올렸다.

4. 혁명의 좌절과 마침표

1917년 볼셰비키 혁명 이후, 마야콥스키는 자신의 미래주의 미학을 혁명 과업에 투신시켰다. 그는 광고 포스터를 그리고 구호를 찍어내며 '거리의 예술'을 실천했다. 그러나 국가 권력이 점차 경직되고 사회주의 리얼리즘이 강요되면서, 자유분방하고 파괴적이었던 미래주의의 입지는 좁아졌다.

결국 1930년, 그는 "사랑이라는 배가 일상이라는 암초에 부딪혀 산산조각 났다"라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이는 개인적 비극인 동시에, 정치적 목적에 포섭될 수 없었던 예술적 아방가르드의 종말을 상징하는 사건이었다.

결론: 오늘날 우리에게 마야콥스키란

마야콥스키의 미래주의는 실패한 혁명의 잔해가 아니다. 그것은 정체된 언어에 활력을 불어넣고, 예술이 어떻게 시대의 속도와 조우(遭遇)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가장 뜨거운 실험이었다. 그가 씌워준 '언어의 왕관'은 비록 카니발의 회오리에 흩어졌을지언정, 기계적인 일상 속에서도 폭발적인 생의 의지를 갈구하는 모든 현대인에게 여전히 유효한 울림을 준다.


미래주의와 다른 유파와의 대립
마야콥스키가 주도한 미래주의의 시각적 혁신과, 당대 다른 문학 유파와의 치열했던 대립 구도를 정리해 드립니다.
1. 시각적 혁신: 계단식 배열과 ROSTA 포스터

마야콥스키는 시를 단순히 '읽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이자 '듣는 것'으로 변모시켰습니다.

■계단식 배열(Lestnitsa): 마야콥스키 시의 가장 큰 특징은 행을 계단 모양으로 툭툭 끊어서 배치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단순히 멋을 부린 것이 아니라, 낭송할 때의 휴지(pause)와 강조점을 시각적으로 지시한 것입니다. 광장에서 대중을 향해 외칠 때 어디서 숨을 쉬고 어디를 강하게 발음해야 하는지를 종이 위에 악보처럼 그려 넣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ROSTA 창문 (ROSTA Windows): 혁명 직후, 그는 러시아 통신사(ROSTA)에서 일하며 풍자적인 선전 포스터를 제작했습니다. 그는 시인이자 화가로서 직접 그림을 그리고 강렬한 구호를 적어 넣었습니다. 붉은색과 검은색의 대비, 기하학적이고 단순화된 인물 묘사는 현대 타이포그래피와 그래픽 디자인의 선구적인 모델이 되었습니다.

이미지 속 텍스트는 블라디미르 마야콥스키의 러시아 미래주의와 ROSTA 창문 포스터 스타일을 차용하여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용된 러시아어 문구들은 당대 혁명 포스터에서 자주 쓰였던 슬로건들을 변주한 것입니다.
텍스트 번역 및 설명

상단 큰 글씨: ЧИТАТЬ КНИГИ! (치따찌 끄니기!) °(번역) 책을 읽자! / 독서하라!-문맹 퇴치 운동이 활발했던 당시 소련의 전형적인 선전 문구 스타일입니다. 명령형 어조를 사용하여 대중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가운데 오른쪽 상단: ЗНАНИЕ – СИЛА (즈나니예 - 실라) °(번역) 아는 것이 힘이다. -지식이 곧 혁명의 자산이자 미래를 건설하는 힘이라는 의미로, 교육과 독서를 장려하는 슬로건입니다.

가운데 왼쪽 하단: СТРОЙТЕ БУУЧЩЕЕ! (스뜨로이쩨 부두쉐!) °(번역) 미래를 건설하라! (이미지 속 'БУУЧЩЕЕ'는 'БУДУЩЕЕ'의 오타 혹은 디자인적 변형으로 보입니다.) -마야콥스키가 속했던 미래주의자들이 가장 사랑했던 단어인 '미래'와 '건설'을 조합한 문구입니다.

하단: SAINT-MARTIN BOOKSHOP -이 포스터의 주체인 서점의 이름을 마야콥스키 특유의 굵고 강렬한 산세리프체(Sans-serif)로 표현하여 디자인적 통일감을 주었습니다.

디자인 및 배경 설명

이 그림은 마야콥스키가 주도했던 러시아 구성주의(Constructivism)미래주의 디자인의 핵심 요소들을 완벽하게 재현하고 있습니다.

색상 대비: 검정색, 붉은색, 크림색(황색)의 제한된 색상 팔레트는 당시 인쇄 기술의 한계를 예술적 개성으로 승화시킨 특징입니다. 붉은색은 혁명과 열정을, 검은색은 강인함과 확신을 상징합니다.

기하학적 구도: 인물의 얼굴과 몸이 날카로운 직선과 기하학적인 도형으로 묘사되었습니다. 이는 인간을 감상적인 존재가 아니라 새로운 시대를 건설하는 '역동적인 기계'처럼 표현하려 했던 미래주의의 미학입니다.

번개 모양의 심볼: 이미지 중앙의 번개 모양은 '전기화(Electrification)'와 '속도'를 상징하며, 이는 낡은 과거를 타파하고 기술로 세상을 바꾸겠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계단식 구성: 마야콥스키의 시 배열(Lestnitsa)처럼 글자와 그림이 층을 이루며 배치되어 있어, 시각적인 리듬감과 함께 보는 이의 시선을 아래로 강하게 끌어내리는 효과를 줍니다.

이 이미지는 마야콥스키가 꿈꿨던 '예술과 삶의 결합'을 현대적인 서점 홍보물 형식으로 재해석한 훌륭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2. 당대 문학 유파와의 대립 구도

20세기 초 러시아 문단은 황금기를 지나 각기 다른 미학을 주장하는 유파들이 격돌하던 '은의 시대'였습니다. 미래주의는 특히 다음의 두 유파와 날카롭게 대립했습니다.

①상징주의(Symbolism) vs 미래주의

■상징주의: 알렉산드르 블로크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들은 보이지 않는 형이상학적 세계, 신비주의, 모호한 상징과 음악성을 중시했습니다. 예술을 고귀한 종교적 의식처럼 여겼습니다.

■미래주의의 반격: 마야콥스키는 이들을 "낡고 곰팡이 핀 과거의 유령"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하늘을 노래하는 대신, 그는 더러운 거리, 공장의 쇳소리, 인간의 육체를 노래했습니다. 신비로운 상징 대신 직설적이고 거친 비속어를 선택한 것이 결정적 차이였습니다.

②아크메이즘 (Acmeism) vs 미래주의

■아크메이즘: 안나 아흐마토바, 오시프 만델슈탐 등이 속했습니다. 상징주의의 모호함에 반대하며 사물의 명징함과 고전적인 절제미를 추구했습니다.

■미래주의의 반격: 아크메이즘이 '균형과 조화'를 중시했다면, 미래주의는 '파괴와 속도'를 추구했습니다. 아크메이스트들이 박물관의 유물처럼 정교한 시를 썼다면, 마야콥스키는 그 박물관을 부수고 거리로 뛰쳐나가자고 선동했습니다.

③사회주의 리얼리즘 (Socialist Realism)과의 비극적 결말

혁명 초기에는 미래주의가 혁명 예술의 주류였으나, 1920년대 후반 스탈린 정권이 들어서며 상황이 변했습니다. 국가는 모든 예술가에게 평이하고 교육적인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강요했습니다. 마야콥스키는 "자신의 노래의 목을 짓누르며" 국가의 요구에 부응하려 애썼지만, 그의 본성인 아방가르드적 파괴성과 당의 경직된 통제는 결코 공존할 수 없었습니다. 이것이 그가 말년에 느꼈던 거대한 고립감의 원인이기도 했습니다.

마야콥스키의 삶은 이처럼 "과거의 전통"과 싸우고, "동시대의 다른 미학"과 경쟁하며, 결국 "정치적 도그마"에 부딪혀 산화해간 과정이었습니다. 그의 계단식 시구 하나하나에는 이러한 치열한 투쟁의 흔적이 박혀 있습니다.


영화에 사로잡힌 여인
(Закованная фильмой)
사진 속 두 인물은 러시아 혁명 시기의 천재 시인 블라디미르 마야코프스키(Vladimir Mayakovsky)와 그의 영원한 뮤즈이자 연인이었던 릴리 브릭(Lily Brik)입니다.

이 사진은 1918년 그들이 함께 출연한 무성 영화 <영화에 사로잡힌 여인(Закованная фильмой)>의 한 장면입니다. 마야코프스키는 평생 릴리 브릭을 열렬히 사랑했으며, 아래 시 구절처럼 자신의 사적인 감정조차 혁명의 열정과 하나로 묶으려 했던 인물입니다.

시 구절 번역 및 해석

아래의 시 구절은 마야코프스키의 시 <정치국원과 시인(Канцлер и поэт)> 중 일부입니다.

"В поцелуе рук ли, губ ли, в дрожи тела близких мне красный цвет моих республик тоже должен пламенеть."


"손등에 하는 입맞춤이든, 입술에 하는 입맞춤이든, 내게 가까운 이들의 몸의 떨림 속에서도 나의 공화국들의 붉은 색은 마땅히 타올라야 한다."

의미 풀이

■개인과 혁명의 결합: 마야코프스키는 사랑하는 연인과의 지극히 사적인 스킨십(입맞춤, 몸의 떨림) 중에도 자신이 추구하는 사회주의 혁명의 상징인 '붉은색'이 존재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강렬한 열정: 그는 사랑의 열정(개인적 차원)과 혁명의 열정(사회적 차원)을 분리하지 않았습니다. 사진 속 두 사람의 강렬한 눈빛처럼, 그의 시도 언제나 뜨겁고 선동적이었습니다.

위 사진 속의 릴리 브릭은 마야코프스키의 시적 영감의 원천이었지만, 동시에 그는 그녀를 향한 감정마저도 자신의 '붉은 공화국'을 위한 에너지로 승화시키고자 했습니다.

Vladimir Mayakovsky & Lilya Brik ©️lakshmy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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