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야콥스키와 슈클로프스키를 중심으로 살펴보기
'아방가르드(Avant-garde)'는 본래 군대 용어로 '전위(前衛)', 즉 본대에 앞서 나가는 선발대를 의미합니다. 예술과 문학에서는 전통적인 형식을 파괴하고 시대를 앞서가는 혁신적인 예술 운동을 뜻합니다.
특히 러시아 아방가르드는 1910년대부터 1930년대 초반까지 러시아 제국의 붕괴와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꽃 피운, 인류 역사상 가장 실험적이고 역동적인 사조 중 하나입니다.
1. 러시아 아방가르드의 핵심 특징
러시아 아방가르드는 단순히 "새로운 스타일"을 찾는 것을 넘어, 예술을 통해 세상을 재건축하려는 열망이 강했습니다.
□ 낯설게 하기(Ostranenie, 오스트라니니): 빅토르 슈클로프스키가 제창한 개념으로, 익숙한 사물을 낯설게 표현하여 관습적인 지각을 깨뜨리는 기법입니다.
□ 언어의 자율성: 단어를 의미 전달의 수단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단어 그 자체의 소리, 형태, 질감에 집중했습니다.
□ 미래지향성: 과거의 고전(푸시킨, 톨스토이 등)을 "현대의 기선에서 던져버려라"라고 주장하며 기계 문명과 속도를 찬양했습니다.
2. 주요 문학 분파와 인물
러시아 문학 아방가르드는 크게 두 줄기로 나뉩니다.
① 미래주의 (Futurism)
가장 공격적이고 혁신적인 그룹입니다. 이들은 시각 예술과 문학의 경계를 허물었습니다.
□ 블라디미르 마야콥스키: 러시아 아방가르드의 아이콘입니다. 계단식 행 배열, 거친 구어체, 혁명적 구호를 결합한 시를 썼습니다.
□ 벨리미르 흘레브니코프: 언어의 뿌리를 찾아 '자움(Zaum, 초이성 언어)'이라는 실험적인 언어를 창조했습니다.
② 오베리우 (OBERIU)
1920년대 후반, 스탈린 체제의 압박 속에서 등장한 마지막 아방가르드 그룹입니다.
□ 다닐 하름스: 부조리 문학의 선구자로, 논리가 결여된 짧고 기괴한 이야기들을 통해 현실의 불합리함을 폭로했습니다.
3. '자움(Zaum)'과 언어 실험
러시아 아방가르드의 독특한 특징 중 하나는 [초이성 언어(Zaum)]의 활용입니다.
□ 예시: 알렉세이 크루초니흐의 시 "디를 불 슈칠(Dyr bul shchyl)"
이 시는 기존 러시아어 단어가 아닌, 소리 자체의 질감으로만 구성되어 있습니다. 작가는 이 시가 "푸시킨의 전집보다 더 많은 러시아적인 정신을 담고 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4. 예술 간의 융합 (Constructivism)
이 시기 문학은 미술, 디자인, 건축과 긴밀하게 연결되었습니다. 구성주의(Constructivism) 영향 아래 문학은 단순히 읽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이 되었습니다.
□ 타이포그래피의 혁신: 글자의 크기, 굵기, 배치를 조절하여 시각적 충격을 주는 방식이 유행했습니다.
□ 포토몽타주: 사진과 텍스트를 결합하여 선전 효과를 극대화했습니다.
5. 몰락과 유산
1930년대 들어 스탈린 정부가 '사회주의 리얼리즘'만을 공식 예술 지침으로 채택하면서, 아방가르드 작가들은 '형식주의자'라는 비판을 받으며 숙청되거나 활동이 금지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실험 정신은 이후 현대의 구체시(Concrete Poetry), 포스트모더니즘, 부조리극 등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슈클로프스키의 '낯설게 하기'
빅토르 보리스소비치 슈클로프스키(Viktor Borisovich Shklovsky, 1893–1984)는 마야콥스키와 동시대를 살며 러시아 형식주의(Russian Formalism)를 이끈 독보적인 이론가이자 비평가입니다. 마야콥스키가 미래주의 '시'로 실천했다면, 슈클로프스키는 그 실천을 '이론'으로 정립한 인물입니다. 그에 대해 꼭 알아야 할 핵심 포인트를 정리합니다.
1. 핵심 개념: 낯설게 하기 (Ostranenie)
슈클로프스키를 문학사에서 불멸하게 만든 단 하나의 개념은 바로 '낯설게 하기(Defamiliarization)'입니다.
•자동화된 인식의 파괴: 우리는 익숙한 사물을 볼 때 더 이상 그것을 '느끼지' 못하고 관습적으로 지나칩니다(자동화). 슈클로프스키는 예술의 목적이 이렇게 무뎌진 감각을 깨우는 데 있다고 보았습니다.
•예술로서의 기법: 그는 "예술은 사물의 '만들어짐'을 느끼게 하는 기법이다"라고 말하며, 사물을 낯설게 하여 독자가 그 사물을 새롭게, 더 오래 응시하게 만드는 것이 문학의 본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마야콥스키와의 연결: 마야콥스키가 시에서 일상적인 단어를 파괴하고 기괴한 비유를 든 것, 계단식 배열을 사용한 것 모두가 바로 이 '낯설게 하기'의 완벽한 사례입니다.
2. '시어'와 '일상어'의 구별
그는 문학을 '내용'이나 '메시지'가 아니라 '형식'으로 정의했습니다.
일상어가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경제적인 언어라면, 시어(문학의 언어)는 의도적으로 어렵고 복잡하게 만들어진 '장애물이 있는 언어'입니다.
그에게 문학이란 "언어에 가해진 조직적인 난폭함"이었습니다.
3. 마야콥스키와의 관계
슈클로프스키는 마야콥스키의 절친한 친구이자 비평적 동지였습니다.
그는 마야콥스키의 연인 릴랴 브리크의 동생인 엘사 트리올레를 짝사랑하기도 했습니다.
마야콥스키가 자살했을 때, 그의 죽음을 문학적·사회적 맥락에서 가장 깊이 있게 분석한 인물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4. 파란만장한 삶과 저서
•행동하는 지식인: 이론가였을 뿐만 아니라 1차 세계대전과 러시아 내전 당시 장갑차 부대에서 복무하고 폭발 사고를 겪는 등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습니다.
<주요 저서>
• 『예술로서의 기법』 (1917): '낯설게 하기' 개념이 처음 등장한 기념비적인 논문입니다.
• 『동물園, 혹은 사랑에 관한 것이 아닌 편지』: 엘사 트리올레에게 보낸 편지 형식을 빌린 독특한 소설로, 개인적인 감정을 이론적 형식 속에 녹여낸 걸작입니다.
한 줄 평
슈클로프스키는 "문학은 무엇을 말하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말하는가의 문제"임을 증명한 혁명가였습니다.
마야콥스키와 슈클로프스키
빅토르 보리스소비치 슈클로프스키(Viktor Borisovich Shklovsky, 1893–1984)는 마야콥스키와 동시대를 살며 러시아 형식주의(Russian Formalism)를 이끈 독보적인 이론가이자 비평가입니다. 마야콥스키가 미래주의 '시'로 실천했다면, 슈클로프스키는 그 실천을 '이론'으로 정립한 인물입니다. 그에 대해 꼭 알아야 할 핵심 포인트를 정리합니다.
1. 핵심 개념: 낯설게 하기 (Ostranenie)
슈클로프스키를 문학사에서 불멸하게 만든 단 하나의 개념은 바로 '낯설게 하기(Defamiliarization)'입니다.
•자동화된 인식의 파괴: 우리는 익숙한 사물을 볼 때 더 이상 그것을 '느끼지' 못하고 관습적으로 지나칩니다(자동화). 슈클로프스키는 예술의 목적이 이렇게 무뎌진 감각을 깨우는 데 있다고 보았습니다.
•예술로서의 기법: 그는 "예술은 사물의 '만들어짐'을 느끼게 하는 기법이다"라고 말하며, 사물을 낯설게 하여 독자가 그 사물을 새롭게, 더 오래 응시하게 만드는 것이 문학의 본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마야콥스키와의 연결: 마야콥스키가 시에서 일상적인 단어를 파괴하고 기괴한 비유를 든 것, 계단식 배열을 사용한 것 모두가 바로 이 '낯설게 하기'의 완벽한 사례입니다.
2. '시어'와 '일상어'의 구별
그는 문학을 '내용'이나 '메시지'가 아니라 '형식'으로 정의했습니다.
일상어가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경제적인 언어라면, 시어(문학의 언어)는 의도적으로 어렵고 복잡하게 만들어진 '장애물이 있는 언어'입니다.
그에게 문학이란 "언어에 가해진 조직적인 난폭함"이었습니다.
3. 마야콥스키와의 관계
슈클로프스키는 마야콥스키의 절친한 친구이자 비평적 동지였습니다.
그는 마야콥스키의 연인 릴랴 브리크의 동생인 엘사 트리올레를 짝사랑하기도 했습니다.
마야콥스키가 자살했을 때, 그의 죽음을 문학적·사회적 맥락에서 가장 깊이 있게 분석한 인물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4. 파란만장한 삶과 저서
•행동하는 지식인: 이론가였을 뿐만 아니라 1차 세계대전과 러시아 내전 당시 장갑차 부대에서 복무하고 폭발 사고를 겪는 등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습니다.
<주요 저서>
• 『예술로서의 기법』 (1917): '낯설게 하기' 개념이 처음 등장한 기념비적인 논문입니다.
• 『동물園, 혹은 사랑에 관한 것이 아닌 편지』: 엘사 트리올레에게 보낸 편지 형식을 빌린 독특한 소설로, 개인적인 감정을 이론적 형식 속에 녹여낸 걸작입니다.
한 줄 평
슈클로프스키는 "문학은 무엇을 말하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말하는가의 문제"임을 증명한 혁명가였습니다.
슈클로프스키의 ‘낯설게 하기’와
마야콥스키의 ‘시적 스타일’ 비교
빅토르 슈클로프스키가 정립한 '낯설게 하기(Ostranenie)'와 마야콥스키의 '시적 스타일'은 러시아 아방가르드를 지탱하는 두 기둥입니다. 이론과 실천이 어떻게 맞물려 독자의 인식을 흔들었는지 구체적인 사례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1. 낯설게 하기(Ostranenie)의 구체적 사례 분석
슈클로프스키는 예술이 "사물을 '아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으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를 위해 그가 즐겨 든 사례는 관점의 전환입니다.
사례 1: 톨스토이의 『홀스토메르』 (어느 말의 이야기)
슈클로프스키가 '낯설게 하기'의 교과서로 꼽은 작품입니다. 톨스토이는 인간의 세상을 '말(Horse)'의 시각으로 묘사합니다.
•분석: 말은 인간들이 사용하는 '사유재산'이라는 개념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인간들이 "나의 집", "나의 땅"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 말은 의아해합니다.
•효과: 독자는 당연하게 여겼던 '소유'라는 관습을 말의 눈을 통해 처음 보는 것처럼 생경하게 느끼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자동화된 인식을 깨는 기법입니다.
사례 2: 전쟁의 묘사
전쟁을 '영광'이나 '비극' 같은 추상적 단어로 설명하는 대신, "금속 조각들이 육체를 파고들어 뼈를 으스러뜨리는 물리적 과정"으로 건조하고 정밀하게 묘사하는 식입니다. 대상의 이름을 부르지 않고 기능과 형태를 묘사함으로써 대상을 낯설게 만듭니다.
2. 마야콥스키의 시적 스타일: 언어에 가한 '난폭함’
마야콥스키는 슈클로프스키의 이론을 가장 공격적으로 실천한 시인입니다. 그의 스타일은 독자의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타격합니다.
기법 1: 파격적인 은유 (Hyperbolic Metaphor)
마야콥스키는 감정을 묘사할 때 일상적인 범위를 완전히 벗어납니다."나의 영혼은 무리하게 잡아 늘린 여성용 속바지처럼 해졌다."— 『바지 입은 구름』 중
•분석: 영혼이라는 고귀한 대상을 '속바지'라는 저속하고 비속한 사물에 비유합니다.
•효과: 독자는 거룩한 슬픔 대신, 날 것 그대로의 통증과 비참함을 시각적으로 강렬하게 경험하게 됩니다.
기법 2: 계단식 배열 (Lestnitsa)그의 시는 종이 위에서 계단 모양으로 꺾여 내려갑니다.
•분석: 이는 단순히 디자인이 아니라 '호흡의 강제'입니다. 한 줄로 쭉 읽히는 것을 방해하여, 독자가 각 단어의 소리와 의미에 걸려 넘어지게 만듭니다.
•효과: 읽는 속도를 늦춤으로써(Retardation) 단어 하나하나를 '낯설게' 응시하게 만듭니다.
기법 3: 거리의 언어와 자음(Zaum)의 결합
그는 시적이지 않다고 여겨지는 '군화', '침표', '광고지' 같은 단어들을 시의 중심에 배치했습니다. 흘레브니코프가 언어의 뿌리를 연구했다면, 마야콥스키는 그 뿌리를 뽑아 광장의 군중에게 던지는 역동적 리듬을 창조했습니다.
3. 이론과 실천의 결합: 왜 '낯설게' 했는가?
슈클로프스키의 이론과 마야콥스키의 시가 지향하는 지점은 같습니다.
<일상적 인식 (자동화)→예술적 인식 (낯설게 하기)>
•목적: 빠른 정보 전달, 에너지 절약→사물의 본질 체감, 감각의 회복
•언어: 투명하고 매끄러운 언어→거칠고 굴곡진 언어 (장애물)
•효과: 사물을 '안다'라고 착각함→사물을 비로소 '보게' 됨
슈클로프스키는 예술을 통해 "삶을 느끼게 하고, 돌을 돌답게 만들기 위해" 낯설게 하기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마야콥스키는 그 '돌'을 던져 낡은 시대의 유리창을 깬 시인이었습니다.
『바지 입은 구름』에서 보인
마야콥스키의 '낯설게 하기' 분석
마야콥스키의 초기 걸작인 『바지 입은 구름(A Cloud in Trousers, 1915)』의 도입부 구절을 통해 '낯설게 하기'가 어떻게 시적으로 실현되는지 분석해 보겠습니다. 이 시는 마야콥스키가 자신의 육체와 영혼을 대중 앞에 낯설게 내던진 선언문과도 같습니다.
분석할 구절
"당신들의 생각은 질질 짜는 뇌 속에서 기름진 소파 위에서 뒹구는 하인처럼 빈둥거리고 있지만, 나는 내 가슴속의 핏방울을 조롱하며 무례하고 날카로운 말들로 마음껏 비웃어 주리라."
1. 관념의 사물화: "질질 짜는 뇌"와 "기름진 소파"
슈클로프스키는 사물을 낯설게 하기 위해 '추상적인 것을 구체적인 사물로 비유하라'라고 했습니다.
•분석: '생각(관념)'을 '질질 짜는 뇌(생물학적 기관)'와 연결하고, 그것이 '기름진 소파 위에서 빈둥거리는 하인' 같다고 묘사합니다.
•낯설게 하기 기법: 보통 '생각'은 고귀하거나 지적인 것으로 인식됩니다(자동화된 인식). 하지만 마야콥스키는 이를 게으르고 비대하며 비굴한 '하인'의 이미지로 전락시킵니다. 독자는 이 구절을 읽는 순간, 자신이 평소 하던 지적 활동이 얼마나 나태하고 관습적이었는지 생경한 불쾌함과 함께 깨닫게 됩니다.
2. 언어의 물리적 타격: "피 흘리는 시"
마야콥스키는 시를 감정의 전달 매체가 아니라 물리적인 실체로 다룹니다.
•분석: "가슴속의 핏방울을 조롱한다"라는 표현은 자신의 고통조차 관조적인 슬픔으로 두지 않고, 마치 손에 잡히는 '핏덩이'처럼 묘사하여 그것을 공격 대상으로 삼습니다.
•낯설게 하기 기법: 서정시에서의 고통은 대개 아름답거나 비극적으로 미화됩니다. 그러나 마야콥스키는 이를 '조롱'과 '비웃음'이라는 거친 행위와 결합합니다. 이를 통해 독자는 '비극'이라는 익숙한 감정을 느끼는 대신, 날카로운 금속에 베이는 듯한 감각적 충격을 받습니다.
3. 시각적 낯설게 하기: 계단식 배열의 효과
이 구절이 지면에 배치될 때, 마야콥스키는 의도적으로 행을 쪼개어 배치합니다.
•분석: "질질 짜는 / 뇌 속에서 / 기름진 / 소파 위에서..." 이런 식으로 시어가 계단처럼 툭툭 끊어집니다.
•낯설게 하기 기법: 독자는 문장을 매끄럽게 읽지 못하고 단어 하나하나에서 멈춰 서야 합니다. 슈클로프스키가 말한 '지각의 지연(Retardation)'이 발생하는 지점입니다. 읽기 힘들어질수록 독자는 그 단어가 가진 물리적 질감을 더 깊게 느끼게 됩니다.
종합 시평
이 구절에서 마야콥스키는 '부르주아적인 안일한 사유'를 '기름진 소파 위의 하인'으로 낯설게 만듦으로써, 독자에게 정신적 각성을 요구합니다. 그는 예쁘게 다듬어진 시어가 아니라, 먼지가 묻고 피가 튀는 '거리의 언어'를 통해 예술의 목적이 미적 감상이 아니라 '삶의 감각을 되찾는 투쟁'임을 온몸으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마야콥스키는 슈클로프스키의 이론을 빌려, 독자가 세상을 '안다'라고 자부하는 오만을 깨뜨리고 비로소 세상을 '보게' 만듭니다.
What Russia was like in 1923 (PHOTOS); Let’s take a look at the absolutely stunning photos depicting the young Soviet country that no longer exists, with its demonstrations, avant-garde 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