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콜허게

귀에 박히던 어머니 말씀 "코콜허게 허영 댕기라게"

by 김양훈

섬나라 유년의 시골마을. 거리와 들판과 바닷가는 우리들의 놀이터였고, 놀거리는 천지삐까리였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지칠 줄 모르고 천방지축으로 쏘다녔다. 사계절 모두 그랬다. 그 시절 요즘, 겨울이 다하고 봄이 오는 길목에는 공터에서 팽이 돌리고 보리밭에서 연 날리는 것이 일과였다. 그 밖에도 빠찌치기와 말타기 공기치기 자치기, 아이들 놀이는 가자각색으로 많았다. 잠시도 쉴 줄 모르는 악동 중의 최고 악동들은 밤에 참새잡이로 나섰다. 아주 오래된 초가지붕 두터운 추녀에 굴을 파고 사는 참새집을 노리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악동들을 혼비백산케 하는 일도 있으니. 아이들이 조심조심 사다리를 올리고 추녀 구멍으로 잽싸게 손주먹을 들이미는 순간 이를 물어뜯는 그 무엇이 있었으니. 먼저 참새잡이를 마치고 똬리를 틀고 눌러앉아 겨울잠을 자던 구렁이었다. 짐작 건데 놀라긴 구렁이도 마찬가지였으리라.


이런 자파리 때문에 아이들 머리카락은 늘 엉클어지고, 옷매무새는 난잡했다. 겨우내 손발은 트고, 콧물은 흘러 인중 머리는 언제나 진창인 데다 그걸 겹겹이 훔쳐내느라 옷소매는 번들거리기 일쑤였다.

일하기 바쁜 어머니는 어쩌다 아들의 행색을 쳐다보시곤 하는 말씀이 "코콜허게 허영 댕기라게!" 그뿐이었다.


"무사 경 어지렁허게 허영 댕겸시냐게. 호꼼 코콜허게 댕기믄 느게가 뭐영 허느냐!"

"왜 그렇게 어지럽게 하고 다니는 거냐. 좀 깨끗하게 다니면 누가 뭐라고 하느냐!"


제주어 “코콜하다”는 제주 방언에서 “깨끗하다”는 뜻으로 쓰입니다. 물건이나 장소가 잘 정리되어 있거나 오염되지 않은 상태를 나타낼 때 씁니다. 국립국어원과 제주학연구센터가 제주어를 조사하면서, 기존 사전 표기에서 현실 발음과 맞지 않는 표현들을 바로잡는 과정에서 ‘코콜하다(깨끗하다)’로 정리·수록하였습니다.

이 단어의 어원은 아직까지 명쾌하고 "코콜허게"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아래와 같이 어설픈 추정만이 있을 뿐입니다.

어원(추정): 명확한 한자나 고어의 기원이 밝혀져 있지 않으나, 형태상 '코콜(코골)' + '허다(하다)'의 결합으로 보입니다. '코골'은 '코'와 관계된 무언가가 '골'(골짜기, 깊은 곳 등)에 이르거나, 혹은 아주 말끔하게 '골라내다/고르다'는 의미에서 파생되어 '때가 하나도 없이 말끔한 상태'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의미: 단순히 청결한 상태뿐만 아니라, '아주 깨끗하다', '말끔하다'는 강조의 의미를 포함하여 사용됩니다.

제주어 느낌이 잘 살아나는 자연스러운 예문들

°이 집은 늘 코콜허다.

→ 이 집은 늘 깨끗하다.

°방을 코콜허게 치으라.

→ 방을 깨끗하게 치워라.

°보난 마씸, 부엌이 참 코콜허네.

→ 보니까 부엌이 참 깨끗하네.

°옷을 코콜허게 빨앙 입으라.

→ 옷을 깨끗하게 빨아서 입어라.

°집안이 코콜허민 손님 오기도 좋주게.

→ 집안이 깨끗하면 손님 오기도 좋지.

참고

코콜하다 → 코콜허다 / 코콜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