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꿈은 작가
그 때, 마마의 단짝 친구가 도와주러 왔어요.
미미와 모모도 데리고요!
어릴 적 무얼하고 놀았는지 생각해보면
종이 인형을 잘라 언니와 역할놀이를 했던 것,
흙을 만지고 놀았던 추억이 살포시 떠오른다.
학원에 거의 다니지 않는 첫째는
학교를 마치고 집에 오면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끼적이며 시간을 보낸다.
얼마전, 첫째의 꿈이 바뀌었다.
한참동안이나 '수학선생님'이라는 꿈이 바뀌지 않았는데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속으로 돈욕심은 없구나 생각하면서도
글을 읽고 쓰고 하는 것에 재미를 느끼는
딸이 대견하고 귀엽기도 하다.
어제는 독서시간을 몽땅 글 쓰는데 보냈다.
하루 많게는 2시간, 적으면 30분이라도 책을 읽는 딸인데
책 쓰느라 독서를 거의 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 또한 자신의 꿈을 위한 노력이니 응원해줘야 하지 않을까 싶어
칭찬하고 응원했다.
엄마 아빠에게 하나부터 열까지 말하고 싶은 아이라
'비밀 일기장'도 얼마전 '마음 공책'으로 바꾸고
엄마 아빠에게 보여주기로 했다.
이 책도 쓰면서 중간중간 보여주고
감상평을 듣고 다시 쓰고
다시 보여주면 처음부터 읽어보라고
몇번이고 왔다갔다 한다.
그렇게 완성된 책의 제목은
"해적"
"옛날 옛적에 작은 마을에 첫째 마마와 둘째 미미,
그리고 무무가 살고 있었어요. 셋은 매일 바닷가에 나가 놀았답니다."
"어느 화창한 여름 날 세 자매가 바닷가에서
아주 멋진 모래성을 쌓았어요
하지만!
누군가 지켜보고 있었는데..."
"그 누군가는...
해적이었다!!!
배가 보이기 시작하네요.
어떡해~~"
"마마는 나무에 묶여 선장이 겁을 주고 있고
미미는 가판을 닦고 모모는 감옥에 갇혔습니다.
앞으로 세 자매들한테는 어떤 일이 생길까요?"
"이 때, 마마한테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요?"
"그 때, 마마의 단짝 친구가 도와주러 왔어요.
미미와 모모도 데리고요!"
"그리고 세 자매는 바다라면 상상도 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수영장은 매일 왔어요. 하하!
세 자매는 행복하게 살았어요."
샤워하고 잘 시간이라고 재촉하는
엄마 아빠가 아니었다면
더 재미있는 이야기가 탄생했을 것도 같다.
짧지만 이야기에 위트도 있고
반전도 있었다.
아이는 이렇게 자신만의 책을, 그리고 마음 공책을
매일 조금씩 완성해나가고 있다.
읽고 쓰기를 사랑하는 아이를
응원해주고 지켜봐주며
아이의 기록을 나의 공간에도 남겨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