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서의 발견들

by 도톰한물티슈

목청이 터져라 외친 그날


하루는 우리 반 아이들의 축구 경기 날이었다. 체육대회를 앞두고 열린 학급 대항전. 교실 안에 긴장감이 팽팽했다. 평소 자신감 넘치던 M조차 "선생님, 우리 질 것 같아요"라며 불안해하고 있었다.

"이기고 지는 게 중요한 게 아니야. 서로 응원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더 아름다운 거야."

입에 발린 소리 같지만, 진심이었다.

경기장에 나가보니 다른 반 선생님들도 모두 나와 있었다. 평소 차분하신 P선생님도 빨간 반티를 입고 손을 흔들고 계셨고, 엄격하기로 유명한 Q선생님도 열띤 눈빛으로 운동장을 보고 계셨다. 우리는 마치 약속이나 한 듯 목청껏 소리치기 시작했다.

"2학년 6반 파이팅!"

내 목소리가 운동장을 가로질렀다. 내 목소리가 쉬어갈 무렵, N이 골을 넣었다. 그 순간 깨달았다. 응원이란 상대방에게 힘을 주는 것이지만, 동시에 응원하는 사람 자신에게도 에너지를 주는 것이라는 걸.

결과는 졌지만, 아이들 표정은 밝았다. "선생님이 응원해주셔서 힘이 났어요." M의 말에 가슴이 뭉클했다. 집으로 돌아가며 생각했다. 나도 누군가의 응원을 받으며 살고 있구나.

응원은 돌고 도는 것이다.


누군가를 응원하는 일, 그 자체로도 힘이 되는 경험이었습니다.



숫자 너머의 이야기들


중간고사 성적표를 나눠주는 날. 아이들의 얼굴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성적이 오른 아이들의 환한 미소와 떨어진 아이들의 굳은 표정이 대조적이었다.

수업이 끝나고 O가 상담실로 찾아왔다. 지난번보다 성적이 많이 떨어진 아이였다. "선생님, 저 바보 같아요. 열심히 했는데도 성적이 안 나와요." 아이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나는 O의 평소 모습을 떠올렸다. 수업시간에 열심히 필기하고, 모르는 건 꼭 질문하는 성실한 아이였다. 다른 과목 선생님들도 O를 칭찬하곤 했다. 착하고 예의 바른 아이라고.

"O야, 성적은 너의 전부를 보여주지 않아. 네가 얼마나 성실한지, 얼마나 노력하는지 선생님은 다 알고 있어. 숫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너만의 가치가 있다는 걸 잊지 마."

아이는 울상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 모습이 더 나를 슬프게 했다. 성적표 한 장이 아이들의 자존감을 좌우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퇴근 후 태양부 양꼬치에서 지삼선을 먹으며 생각했다. 성적은 하나의 지표일 뿐이다. 아이들의 진짜 성장은 숫자로 재어지지 않는 곳에서 일어난다. 친구를 배려하는 마음, 어려운 일에 굴복하지 않는 의지,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용기.

그런 것들이야말로 진짜 성적이 아닐까.


세어지지 않는 것들의 가치를 믿는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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