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언젠가부터 다정한 K
김조민
창문이 열리지 않았다
살짝 뒤틀려 있었다
갈수록 더 나빠질 것이 분명했다
언젠가부터 다정한 K가 생각났다
부탁을 쥔 주먹이 너무 무거웠고
낮이었지만 온통 어두웠으며
길마저 축축했다
가볍고도 상쾌한 기분으로
오늘을 행복하게 만드세요
광고 현수막 한쪽이 기울어진 채
울고 있었다
마지막 횡단보도에서 몇 차례
신호를 놓쳤다 그러는 동안
비가 왔다
빽빽한 어둠처럼 앞이 보이지 않았다
어딘가의 처마는 너무 멀었고
운동화는 자꾸 젖었고
멈추지 않는 빗속에서
오랫동안 나는
건너지 못하는 앞과 뒤 그 어느 중간
존재하지 않을 이름만 끄윽끄윽 부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