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인생

Poem

by 김조민

찬란한 인생


김조민



거친 황무지에 바위 하나 있었어요

바람이 춤출 때마다 따가운 모래가 일어났지요

내 발등에 수북했던 것은 낯익은 우리였을까요

가끔 보이지도 않았어요

등에 짊어진 가방 안에는 6개의 정과 1개의 망치

끝없는 바위의 바깥과 닿지 않는 혼돈까지

해와 달이 서로의 자리를 바꾸고

저쪽 능선과 이쪽 바다가 갈라졌다 합쳐지고

구름은 끊임없이 흩어졌죠


드디어 의자 하나


저 멀리 가브리엘의 나팔 소리 들려오면

가짜 눈물이 사라진 자리에 돋아나는 것은

결단코 덫은 아닐 거예요

그때 나는 심장에 꽂혔던 세 개의 칼을 뽑아

지팡이처럼 딛고 일어나 불을 밝힐 테죠

믿었던 것 모두 현실로 나타나고 끝내

심장부터 녹아 황무지에 스며들겠죠


노란 데이지 꽃은 피기 시작할 거예요

동박새 자유롭게 치솟으며 아름다울 거예요

절정의 환희로 모두 노래 부를 거예요


거친 황무지에 다시 모래 바람 일고 나는 휩쓸려요

바닥을 딛지 못했던 꿈과 함께 저 멀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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