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철학에 관한 성찰

poem

by 김조민



제1철학에 관한 성찰


김조민



드넓은 광장 한가운데 너는 온통 꽃으로 둘러싸여 있었지. 얼핏 흩어지는 이름은 뼈와 살로 되살아나고 어디선가 마지막 바람처럼 눈이 돋아났어. 멀리서 우는 소리가 한동안 울렸지만 듣지 못하는 것 같았어. 꿈이었을까. 한창 짙푸른 산비탈마다 자욱하게 빛이 피어나고 흐려지는 쪽으로 한 발을 옮길 때 고개를 살짝 갸웃대는 것 같았어. 너의 이름을 알지 못해, 부르는 것을 알지 못해, 한참을 돌아 너에게 다가갔을 때, 너는 이미 낯선 사람, 나, 흔들리는 點, 아름답고 향기로운 미끼, 거듭나던 손짓으로 불쑥 내 어깨를 더듬으면 디딤돌이 펼쳐지고 훤히 보이는 그 밑으로 다리를 잡아채는 긴 강물. 걸어서는 나올 수 없는 마음. 무너지는 바닥에


누워 생각했다. 이번 감기약은 정말 독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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