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나는 서로를 키우는 중

힘들어서 중요한 시간

by 동동스


학력은 부를 축적하고 사회적으로 성공하기 위한 중요한 도구로 여겨진다. 공부 잘하는 사람은 성실하고, 어떤 일이든 잘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회적 믿음이 있다. 그래서 학령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자녀에게 공부를 잘하기 위한 토대를 쌓아주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부모와 자식 - 갈등

공부를 잘하는 것이 사회생활을 안정적으로 시작하기 위한 보증 수표와도 같은데 - 내 아이가 공부하는 것을 싫어한다.

중간고사가 다가왔음에도 주말 내내 놀고먹고 잤다. 교과서라도 한 번 펼쳐보길 바랐는데 내 바람일 뿐, 아이는 공부를 부정하는 말로 내 속을 뒤집고 보란 듯이 공부를 안 했다,


그 모습을 보자니 하루 종일 마음이 가라앉았다.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부정적인 말과 생각이 나를 괴롭혔다.


아이말대로

세상이 바뀌었는데 나만 구식의 사고방식으로 공부를 고집하는 것일까?

공부를 어느 정도 하면 네가 원하는 것들을 이루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 - '공부가 기본'이라는 말은 왜 그렇게 아이를 화나게 만드는 것일까?

힘든 일은 전혀 도전하고 싶어 하지 않는 아이에게 '고생 끝에 낙', 'No pain, No gain'이라는 고리타분한 진리를 어떤 말로 이해시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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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내 꼬리를 무는 생각으로 머릿속이 복잡하고 감정은 요동을 쳤다.


결국 아이와 이런 힘든 시간을 겪는 것은 서로 이성적인 소통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이도 나도 감정적이어서 서로에게 민감한 사안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나누지 못한다.


대화를 시작하면 이내 감정적인 싸움으로 치닫고, 그런 이유로 속 깊은 말을 섣불리 꺼내지 못한다. 공부에 대한 내 생각을 놓지 못하는 나는 아이에게 불만이 쌓였고, 아이는 평소보다 차가운 엄마의 태도가 서운하고 화가 나는 듯하다.


'하필 이 중요한 이 시기에 너는 사춘기고 나는 갱년기다.

너는 유튜버가 되는 것이 꿈인데, 나는 그게 현실 도피성 핑계 같다.'


자꾸 끌어당기면 더 밀어내는 사춘기의 반항성을 알기에 당분간은 잃어버린 1~2년이 되더라도 아이를 믿고 기다려주기로 했는데, 하루 한 시간 아이가 허투루 보내는 시간이 애가 타게 안타깝다.


주변 지인들이, 입을 모아 '때가 올 테니 기다리라'고 하지만, 아이의 이런 나태함을 거의 1년 이상 버티며 지켜봤다.

서서히 지쳐간다. 완전한 내려놓음은 포기하는 것 같아서 여전히 쉽지 않다. 애태우며 기다리는 이 시간이 지나치게 길고 고통스럽다.


아이가 책임감과 인내심 등 바람직한 태도를 갖출 수 있도록 잘 키웠어야 했는데..그러지 못한 내 탓이다. 받아들이고 인내하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내가 틀렸을 수 있습니다' 책 속 핵심 내용을 되새겨본다.


"자신의 생각이 틀릴 수 있음을 늘 인정하라. 그러면 집착과 두려움에서 벗어나고 타인에게 더 열린 태도를 가질 수 있다.'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며,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살아가라. 그래야 삶의 불확실함 속에서도 평온을 유지할 수 있다."



만약 공부가 아니라면, 다른 무엇이든 몰입할 수 있는 대상을 찾고, 그와 관련된 목표와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도와야겠다. 그 길에서 땀과 눈물이 쉼 없이 흐르겠지만 그 과정을 견딜 수 있도록 손을 꼭 잡아줘야겠다.


그리고 내 삶도 단단히 세워야겠다. 현재 나의 절망이 아들에게 상처로 남지 않도록, 좀 더 단단해져야겠다. 힘들어도 극복하며 살라고 잔소리만 하지 말고, 내가 그런 삶을 보여줘야겠다.



내가 아이를, 아이가 나를 키운다.

성장하는 과정은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