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2. "엄마가요 - -
암수술을 하셨거든요 - - 집에 계시는데 - - 그러면 안되는데 - - 자꾸 말이 사납게 나와요 - - 그러면 안되는데 - - "
"쯧쯧 - - 처자가 힘들겠구먼 - - "
"아 - - 아녜요. 저는 괜찮아요 - - 동생이 철이 안나서 - - 그것땜에 화가 나서 - - 엄마한테 - - "
"끙 - - "
"아 - - 아 - 죄송해요 - - 제가 쓸데없는 얘기를 해서 - - "
"이거 먹을텨?"
"네?"
주섬주섬 주머니에서 꺼낸 건 비닐에 쌓여있는 곶감 두 개.
어르신의 점심. 하나를 내 주신다.
"아 - - 아녜요 - - 저두 공짜는 싫어요 - - "
"어른이 주는 건 괜찮여 - - "
곶감이 과육도 부드럽고 달큰한 향이 입 안 가득해졌다.
잠시 행복한 기분 - - 정이는 맛 있는걸 먹을 때마다 '행복해 - - ' 를 중얼거린다.
언제부터인가 그렇게 하지 않으면 '행복'을 영 놓칠것 같은 조바심이 생겼기때문이다.
어르신의 운동화 장사는 장마가 시작되자 중단됐다.
"어떡해요?"
"뭘?"
"운동화요?"
"까딱없어 - - 신발이 썩기를 하나 무르기를 하나 - "
"아 - - 네 - - "
생각해 보니 운동화는 그랬다.
이른 장마가 끝나고 어르신이 다시 나타났다.
가지고 다니시는 운동화는 여전히 15켤레.
줄 맞춰 3켤레씩 5줄. 바로 놓으면 끝. 장사준비도 간단하다.
같은 자리에 곧은 자세로 박스 한조각 깔고 앉으신다. 언제부터인가 손에 염주를 들고 계신다.
끝없이 염주를 돌리시며 사람 구경, 차 구경, 하늘도 보고, 구름도 보고, 가끔 날아드는 새도 보고, 가끔 말 붙이는 사람과 잠깐 얘기도 하고 - -
은행직원이 매일 작은 생수를 건넨다.
속마음으론 어르신을 응원하는 중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