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3. 형님은,
우리끼리 있을 땐 그냥 은영이라고 부르라 했다.
정식 결혼도 안 했고 서로 맘 만 정한 상태인데, 시아주버님한테 너무 미안하다구 했다.
그녀는 간암이었다. 아직은 얼마든지 치료가 가능한 시기다. 그러나 당장 나타나는 통증과 증상들은 이미 치료를 안 받을 수 없는 상태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는 모아 둔 돈도 없고 치료를 받을 수 없다고, 그냥 엄마가 계시는 시골로 가겠다고 했다.
선이는 요즘 암은 중병도 아니고 치료 받으면 얼마든지 고칠 수 있다고- - 시아주버님을 생각해서라도 꼭 나아야 한다고- - 말하고 또 말했다.
그동안 혹시 모를 시험관 시술을 위해 모아둔 예금통장을 그녀에게 건넸다. 사람은 살려야 했다. 은영은 눈물을 펑펑 쏟으며 이 은혜는 꼭 갚겠노라고- - 사실 자기는 살고 싶었다고- - 자기를 아껴주는 사람을 이제야 만났는데 죽으면 너무 억울하지 않겠냐구- - 했다.
'그래. 다 잘 될꺼야- - - 잘 될꺼야- - -'
선이는 자신의 믿음이 현실이 되길 바랬다.
6개월 만에 들리는 시아주버님 목소리가 기운찼다.
"제수씨. 정말 고마워요- - 고맙습니다- - 내 이 은혜는 평생 안 잊겠소- -"
시아주버님은 타고난 손재주가 있어서 선박정비사로 갈 길을 정했다.
이제부터 열심히 공부해서 자격증도 따고 잘 살아 보겠다고. 가족들한테도 실망 시키지 않겠다고 했다.
고마운 일이다.
은영이는 병원치료 받는 날 이외에는 시골 시부모님이랑 같이 지냈다.
시부모님은 갑자기 나타난 큰 며느리를 많이 아끼셨다. 맘 못 잡고 집 밖으로 떠돌던 큰아들 맘을 잡아준 고마운 며느리였다. 은영은 철 없던 시절,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함부로 산 적도 있다고 했다.
엄마가 식당 일을 해서 하나 있는 아들 뒷바라지를 하는데, 몸이 아파도 그만 두지도 못하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자신이 거들게 되었다고 했다.
거친 인상과 다르게 순박하게 웃는 모습이 좋아 시아주버님 기연씨에게 마음이 쓰였다고. 자신은 과거 있는 여자라 했더니 아이만 없으면 된다고, 앞으로 자기만 보면 된다고 했단다.
과연 통 큰 남자였다. 은영씨가 반 할 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