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3. 명이가 딸을 낳았다.
선이는 너무 부러웠다. 선이가 되고 싶어 했던 엄마가 되었단다. 명이를 닮아 똘망똘망 야무지게 생겼다.
서 재이. 조카 이름을 조용히 불러 본다. 재형오빠와 명이 이름을 따서 지은 이름. 서 재이.
선이 가슴 속 어디선가 아련한 슬픔이 일었다.
선이는 어린이집에 오는 시은이가 자꾸 눈에 아른거렸다.
부모의 이혼으로 할머니와 둘이 사는 아인데 부모 누구도 맡으려 하지 않았다.
지금은 외할머니와 함께 있지만 당신도 연로하셔서 내년쯤 요양원에 들어가신다고 했다.
시은이는 어떻게 될까?
어른들의 결정으로 어린 시은이는 슬픔부터 배워야 하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웠다.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아이는 요즘 더 작아졌다.
친구들에게 밀쳐져도 절대 울지 않는다. 편들어 줄 어른이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활짝 웃는 시은이가 얼마나 이쁜지- - - 그 아이 부모는 알까?
눈물을 담고 있는 그 아이 까만 눈은 얼마나 마음 저리게 하는지- - - 그 부모는 보았을까?
자꾸 마음이 쓰이는 시운이 생각을 하다가 선이는 픽 웃음이 새 나왔다.
"자꾸 맘이 쓰이는 거. 그거 사랑이 들어 온 거래요- -"
은영의 말이었다.
"선이야. 선이야- "
"무슨 일인데? 응, 엄마. 천천히 숨 좀 쉬고- - 다시 말 해 봐- -"
엄마가 전화를 해서 말도 못하고 숨을 몰아 쉬며 울음을 터뜨렸다.
명이가 약물중독으로 병원에 들어간지 한 시간도 안 되- - 죽었단다.
'뭔 약물중독? 무슨 고민이라도? 그렇다고 자살?'
의문투성이였다. 선이가 아는 명이는 그런 어리석은 선택을 할 사람이 아니었다.
매사에 아닌거는 아니거라구- 딱 부러지는 명이가 무엇 때문에?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