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리뷰는 넷플릭스 드라마 <레이디 두아> 1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잔에는 립스틱 자국이 없었고, 차에는 뒷좌석이 없었고, 행동에는 거침이 없었죠."
일명 '사라 킴'에 대한 묘사다. 사라 킴. 그녀는 유럽 황실 브랜드인 '부두아'의 지사장이고 동시에 트렌드를 이끄는 중심이다. 드라마의 첫 시작부터 사라 킴의 브랜드 신상 런칭이 진행되는 화려한 공간을 보여주고, 역시 그곳에서도 이목을 집중받는 사라 킴은 누가 보아도 공간의 중심이다. 그러나 씬이 넘어가면 이전과 정 반대의 이미지가 보여진다.
명품 대리구매를 하는 사람들이 친 텐트들이 줄세워진 우중충한 거리. 그곳에서 한 여자는 하수구에 라이터를 떨어뜨렸다가 한 여자의 시체를 본다. 그 시체는 곧 드러나지만 사라 킴의 시체다. 화려한 명품에 둘러싸여 있던 사라 킴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더러운 명품 옷을 입은 채 죽었다. 그녀는 부두아 지사장에서 추락한 채 죽음을 맞이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사라 킴의 시체 곁에 있던 명품백은 사건을 구체화하는데에 있어 유일한 단서가 되고, 그 단서를 통해사라 킴의 친구인 화장품 회사인 녹스의 대표 '정여진'이라는 인물이 드러난다. 정여진은 화장품 회사의 대표이지만 졸부임을 숨기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살아왔다. '진짜'가 아니라는 생각에 늘 열등감을 가졌고, 회장 모임에서도 굴욕을 받는다. 그때 사라 킴이 등장했다. 마치 구원자처럼.
이와 같은 전개는 넷플릭스 드라마 <애나 만들기>와 흡사한 지점이 있다. '가짜 부자'행세를 한다는 스토리는 쿠팡플레이 드라마 <안나>에서도 보여졌지만, 특히 이 드라마는 <애나 만들기>와 유사한 지점이 많다. 애나 만들기의 애나도 사라 킴처럼 재능이 타고난 여자였다. 그러니까 레이디 두아 식으로 말하자면, '고도로 발달한 짝퉁'이다. 애나는 겁 없이 부자들을 속여가며 자신만의 이상을 만들어나간다.
사라 킴도 그렇다. 거침없는 행동, 사람들을 믿게 하는 당당한 자신감이 그렇다. 우리는 사라 킴과 애나가 가짜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들을 응원하게 된다. 그들의 신분은 가짜일지라도, 그 빛나는 재능과 자신감만큼은 진짜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레이디 두아>, <애나 만들기>, <안나>의 세 주인공들은 모두 부자와 상류층 세계의 사람을 흉내낸다. 이러한 이야기가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소비되는 이유는, 우리 모두 상류층에 대한 동경이 있기 때문일 테다. 어딘가 반짝거리고,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상류층의 세계의 중심에 내가 서게 된다면? 과 같은 상상은 늘 즐겁고, 또 가짜인 주인공들이 신분을 들킬 것 같은 순간들은 스릴이 넘친다.
그러나 이들의 결말은 그리 아름답지 않다. 재능이 있었지만 환경에 의해 꽃피우지 못하고 결국 모든 것을 들키고 만다. 우리는 그 결말에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진짜'와 '가짜'를 구분짓는 것은 무엇인가? 왜 그들이 '가짜'가 되는 것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는가? <레이디 두아>에서는 어떤 답을 정의했을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