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87년생 오늘의 운세

주저앉아있기

by 맹그리

“주저앉았다 뛰어야 더 멀리 감”


87년생 토끼띠 오늘의 나의 운세다. 애쓰는 일이 족족 사서 고생하는 일이 되고 있어서인지 자꾸 오늘의 운세 같은 것들을 찾아보게 된다. 어제는 맞서지 말고 밀려가듯 흘러가라더니. 오늘은 일단 주저앉아 있으라고 한다.


그나저나 무엇으로 주저앉아 있어야 하나.


다이어트, 글쓰기, 애들한테 성질내지 않기, 좋은 엄마 되기 등등. 마음먹은 일들 앞에 번번이 주저앉았다. 다음 ‘주저앉을 거리’를 생각하다 괜히 오기가 올라온다.


뭐, 얼마나 더 주저앉아있어야 하는 건데.

뒤로 가든 옆으로 가든 끌려가든 내가 알아서 할게. 정체 모를 수신인에게 혼자 툭툭거리며 신문을 덮었다.


벌써 2월이 다 지나갔다.

마음에 꾹꾹 눌러쓴 계획들은 색이 사라지고, 흔적만 자국처럼 남았다.


혹시 저처럼 ‘해야지, 해야지, 해야 하는데…. 아…….’ 하면서 스트레스받을 거 다 받으면서 2월을 보내고 있는 분들 계신가요?


여러분들. 저희 이왕 이렇게 된 일. 남은 3일 제대로 푹 쉬고, 3월부터 다시 가봅시다.


저는 오늘의 운세가 일러준 대로 오늘은 주저앉아 쉬어보려구요. 뭐 밑져야 본전이니까요.

속도가 뭐가 그렇게 중요하겠습니까.

어찌 됐든 앞으로 가나, 뒤로 가나, 옆으로 가나. 밀려가나 중요한 건 간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KakaoTalk_20250225_153216060.jpg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이제 나는 그런 나이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