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 잡아야할 기회와 피해야할 함정은 무엇일까?
투자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생각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대세 상승에서 돈을 버는 건 전혀 어렵지 않다. 누구나 다 돈을 버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하락장이나 급락에선 누구나 다 돈을 잃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아무도 손익에 대해 말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세 상승에서 번 수익을 대세 하락에서 잃고 잘해봐야 시장 추종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버핏이 말했듯 지수 추종 펀드를 장기 보유하는 것이 유리한 경우가 많다.
글로벌 매크로 전략을 연구하면서 나는 크게 증시(아시아, 유럽, 미국)/외환(달러 인덱스 구성 통화쌍 및 주요국 통화)/암호화폐/원자재/채권/매크로 지표들을 매일 관찰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매일 관찰하는 것이다. 시장을 계속 관찰하다보면 특정 자산들이 공변하다가 어느 순간 반변하는 순간이 포착된다. 이때가 바로 시장에서 어떤 변화가 생기는 지점이다.
예를 들어, 이번 귀금속 폭락을 돌이켜보자. 귀금속 랠리를 이어간 가장 근본적인 내러티브는 불안정한 지정학적 상황 속에서의 리스크 오프였다. 따라서 시장 참여자들은 귀금속을 리스크 오프 자산으로 간주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증시와 암호화폐 등 리스크 자산과 같이 움직인다고 느껴졌다. 투기적인 자산이 된 것이다. 누가 사는가, 누가 파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떠한 자산을 바라보는 시장 참여자들의 시선이 변한 것이다.
시장 여건은 변하지 않았다. 인플레이션은 끈적한 수준을 유지하고 지정학적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여기서 귀금속과 리스크 온 자산의 상관관계가 조성되어 공변이 시작된 것이다. 이 순간부터는 리스크 온 자산들의 움직임을 매우 주의깊게 살펴봐야한다. 만약 정말로 시장에 대한 약세 관점이 사라질 것이었다면 위험 자산의 동시다발적인 랠리가 시작되어야했다.
그러나 장기 채권 금리가 상승하는 상황과 증시와 암호화폐의 랠리가 이어지지 못하는 것을 봤을 때 어느 정도 랠리가 끝에 달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COT에서의 스프레딩 증가도 내 생각을 뒷받침하는 요인 중 하나였다. 상당히 정확한 시점에 하락을 예상할 수 있었고, 은의 경우 정확한 하락 폭까지 잴 수 있었다. 은의 마지막 매집이 70달러 중반에 있었기 때문에, 시장을 편견없이 본다면 알 수 있었다.
암호화폐는 그렇다면 어떻게 봐야할까. 일단 암호화폐는 크게 두 가지 특성을 가진다. 현금 흐름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자산이며 투기적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점에 대해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다. 암호화폐는 미래의 화폐이자 경제의 주축이라고 말이다. 그러나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화폐 중 그 어떤 것도 하루에 수퍼센트의 등락을 보이진 않는다. 화폐라는 것의 본질은 그 가치가 아니라 신뢰이기 때문이다. 화폐라는 상품의 근간은 발행 주체인 국가의 경제력과 국가가 발행한 채권에서 나온다. 다시 말해 그 영향력이 매우 크고, 경제 시스템 근간에 존재하는 것이다. 어떠한 자산의 가치를 산정하는 수단으로서의 화폐는 그 고유의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변동성이 적을 것이라는 신뢰가 근본적으로 화폐의 가치를 지탱하는 뿌리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는 점에서, 암호화폐는 전적으로 투기적인 자산이다. 이러한 특성은 귀금속과도 상당히 유사하다. 그 자체로는 현금 흐름을 창출하지 못하며 적지만 지속적으로 채굴이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암호화폐는 귀금속의 역할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고 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대답이 될 것 같다. 귀금속이 안전 자산으로 기능하는 것은 단일 자산으로서의 규모가 매우 크고 매우 오랜 기간 동안의 신뢰도가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암호화폐는 아직 규모가 안정되지 않았으며 각광받은 시기가 오래되지 않았기에 단적으로 다가오는 미래에 어떠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중요한 점은,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란 것이다. 정말로 암호화폐에 가치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그 가치는 어디서 오는가?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음의 여부에 상관없이, 이런 질문에 대해 깊이 고민해본다면 암호화폐 가격의 정당성은 전적으로 매매 그 자체에 의한 것이라는 알 수 있다. 냉정하게 말해서 기대와 수급에 기반한 투기 자산이라는 것이다. 난 지금까지 암호화폐에 대해서 가치를 산정할 수 있는 뉴스를 보지 못했다. SEC가 승인하고 CME에서 선물 거래가 된다고 해서 그 가치가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자산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Law&Order: CI의 대사에서 말하듯, 모든 건 거품이다. 꿈과 야망 사이를 떠돌아다니는. 더 정확하게 말해선 그 어느 누구도 명확한 가치를 계산해낼 수는 없다는 말이다. 모든 자산은 재귀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자자로서 자기 자신이 어디에 위치해있는지는 알아야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투자를 하는지 투기를 하는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