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늦가을에 떠나 겨울을 지내고 새봄에 우리에게 돌아왔다. 서리를 맞고 추위를 견디면서 단단해졌는지 안색이 좋다. 말할 때 목소리에 힘도 있고 웃음소리에 상큼 오렌지 한 입 깨문 듯 톡 쏘는 소리가 난다. 매일 점심을 같이 먹는 밥 동무인데 중한 일을 점심시간에 할애하느라 몇 달 점심을 같이 못 먹었다.
서너 달을 그녀 없이 3명이 점심을 먹었다. 어느 식당은 3명이 가서, 4인분을 주문해야 하는 곳도 있어서, 돈도 아깝고 음식 남는 일이 많았다. 어쩌다 한 사람 빠지면 둘이 먹고, 어느 날은 나 혼자 먹는 날도 있었다. 혼 밥하는 날은 점심시간이 즐겁지 않았다.
어제는 늘 일에 치여 밥시간도 놓치고, 뭐가 먹고 싶은지 생각할 짬도 없는 밥 동무가 20분이나 시간을 앞당겨 점심을 먹자고 했다. 식당으로 가는 자동차 안은 관광버스를 탄 듯 신이 났다. 우선 카카오 단톡에서부터 관광버스에 자리 잡고 앉은 듯했다.
업무가 힘들었는지 “에라 모르겠다.” 고 급발진하는 밥 동무를 자중하라는 내용을 쓰면서 오타가 나고, 그 오타 확인하다가 모두 크게 웃고. 웃음 웃음 하는 카카오 단톡은 벌써 점심시간이 한창이다. 며칠 전 점심 먹고 장 본 물건(양조간장)이 검은 비닐에 싸여 뒷좌석에 놓여 있었다. 간장을 언제 샀느니 하는 이야기가 계속되고, 중간중간에 그녀의 웃음소리와 상대방의 말을 한 번 더 반복하는 순한 호응이 점심시간을 더 유쾌하게 한다.
밥때에 만나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가는 일은 직장생활의 꽃이다. 사람 한 명 한 명, 말의 온기가 더해져 봄이 더 따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