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방법

2025.08.31

by 고마율

그럴 때가 있다.

눈으로 후루룩후루룩 넘어가는 영상들 조차 소화가 안 되어서 시끄럽고 아프기만 할 때가.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그 자리를 지키고 꼿꼿이 서있는 글자만이 야금야금 갉아먹어야만 그나마 머리 안을 채울 수 있을 때가 있다.


반대로 글자를 씹어댈 힘조차 없어 영상을 틀어놓고 눈에서 머리로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르는 채 힘없이 인공의 불빛과 소리를 얼굴 앞에 쏘아대고 가만히 있을 때도 있다.


정 안 되면 정적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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