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2025.11.01

by 고마율

처음 병원에 갔을 때 선생님은

내가 다리가 부러진 사람이라고 했다.

뼈가 붙을 때까지 적절하게 휴식도 취하고

약도 먹어야 한다고 하셨다.

그게 3년이 되었다.

3년이면 뼈가 붙고도 남는 시간인 것 같은데.


초록색에서 시작해서

파란색, 살구색, 핑크색

지금은 네모난 붉은색.

약의 색은 계속 변해갔는데

변하지 않는다.


나는 사실 뼈가 부러졌던 사람인 것 같다.

그리고 그 뼈가 이상하게 골절된 채로 붙어서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가 된 것 같다.

절뚝이며 걸으니까 골반도 뒤틀리고

몸의 균형이 무너져서 더 보기 흉하고

일상생활이 어려워진 게 아닌가 추측한다.

그러면 아예 잘못 붙은 다리 부분을 절단해야 하나.


누구는 우울증이 감기라고 했는데

왜 나에게는 우울증이란

영원히 이전으로 돌이킬 수 없는 장애 같달까. 난치병이자

병이라 부르기도 어려운 장애이기도 하고

그런데 겉으로는 멀쩡해서

아픈 게 맞는지 스스로 의심까지 해야 하는

기이한 무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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