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21
추운 겨울, 시장에 간 엄마는 과일장수에게 항상 함께하던 백구의 행방을 물었다.
과일장수는 서러워했다.
이빨이 다 빠진 과일장수는 16년간 함께 했던 백구를 떠나보냈다.
큰 슬픔에 빠져 과일 바구니에 둘러싸인 채 머리를 싸매고 눈물을 흘렸다.
트럭을 팔고, 치아를 잃고, 매일을 나란히 앉아 보냈던 백구가 떠났다.
가진 것도 많지 않은 노인은 왜 계속 잃어만 갈까.
사과를 팔고 매일을 부지런히 살뿐인데 왜 시간은 그를 슬픔으로 데려갔을까.
수개월이란 시간은 왜 슬픔을 떠내려 보내지 못할까.
외계인과 싸워 인류를 구하는 영웅보다
춥고 시린 삶을 사는 이들에게 온기를 줄 수 있는 영웅을 보고 싶다.
일상에는 없나, 데우스 엑스 마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