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절대로 붙잡을 수 없지만.
절대로 놓칠 수도 없는 것.
벗어날 수 없는 '시간'의 굴레.
이 흐름은 언제부터 이어져 온 것일까.
수백억 년 전부터 흘러왔겠지.
그렇다면 나는 태어나기 전에는 이 우주의 흐름에서 벗어나 있었을까.
따위의 철학적인 생각은 언제나 흥미로웠지만,
결국 무쓸모였다.
내가 요지부동 가만히 있으면 아득히 흘러갈 세월이었다.
혼자 남겨지는 게 두려워서 다급히 쫓아가는 것이 겨우였다.
모든 사람이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나는 겨우 따라가는 것도 벅찬데, 너도 그럴까.
하지만 너의 벅찬 순간은 그것마저도 행복이었으면 좋겠다.
내가 그 빛을 보고 따라갈 수 있도록.
너의 등을 보고, 따라가고 싶었다.
영원히 멀게만 느껴질 시간의 끝에 닿을 수 있을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