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by 칡칡

겨울의 끝


새해의 시작


크리스마스이브,

따뜻한 집 안에서

잘 자고

잘 일어났어


크리스마스도

그다음 날도

특별할 것 없이

따뜻했고

편안했고

충분했어


12월의 마지막 날,

오늘도

혼자 있는 집이 더 좋아

조용히 하루를 접었어


특별한 날이 아니었던 시간이

많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


1월 1일,

새해의 첫날이라

지난해를 꺼내지 않고

아무도 곁에 두지 않은 채

올해의 나를

잠시 떠올렸어


오늘도

조용히

하루를 마무리했어

곁에 아무도 없어도

그날들은

행복했어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고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해


잊히지 않는 일도

잊고 싶던 일도

모두

지나가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해


그래도

너에게는 내가

잊고 싶던 사람이 아니었으면 해


별다를 것 없는 하루들 사이로

특별한 날들이

조용히

쌓여갔으면 해


다시는 오지 않을

20대의 시간들,

사람들,

힘들었던 날과

좋았던 기억까지

잘 지나왔어


앞으로의 시간이

이보다 더 행복하지 않아도

괜찮아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도

특별하고 싶을 날에도

해야 할 일을 선택하며

하루를 견뎌내고 있을 거야


그렇게

버틸 수 있었고

버텨냈고

지금도 버티고 있어

누군가에게도

하루가 아닌

여러 날에 걸친

행복이 이어지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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