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나는 시어머니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했다.

by 고스라히



이혼을 하지도,

제대로 다시 이어 붙이지도 못하는

그 시간들을 보낸지 100일이 지났다.


아이가 백일이 됐다는 이야기다.


어머니는 참 오랜시간동안 가스라이팅을 했다.

그게 가스라이팅인줄도 모르고 참 오랜시간을 그녀가 주는 희망에 끌려다녔다.


“둘째만 세상에 나오면 서서히 좋아진다고 했어.

둘째가 백일만 지나면 아들은 가정으로 서서히 돌아오고

너희 형편도 점점 좋아진다고 했어.

아들이 마흔살이 넘어가면 평생 벌 돈을 10년안에 다 번대.

너희가족 여행다니면서 팔자 좋게 산대드라.

마흔전에 여자문제로 액땜 크게 했으니 이제 너희부부 백년회로 한댔어.“


등등..

모든 양기가 입으로 가서 말을 무진장 많이 하시는 어머니는

아주 시시때때로 쇠뇌시키듯이 저말을 무한 반복했다.

어느새 나의 고통의 끝이 거기에 있는것처럼 나도 믿고싶어졌다.


그래.. 조금만 더 참으면.

그래.. 조금만 더 견디면.


근데

거기에 “내”가 없었다.


아들이 방황하며 가정파탄을 냈던걸 치유하려면

아들이 가정으로 돌아오기까지

아들의 성공까지

그런 아들과 백년회로를 할려면



모두 ”내 희생“이 필요했다.


그녀의 십년넘게 떠들어댄 가스라이팅엔

결국 나의 모든 시간과 내 마음과 내 인생이 믹서기에 갈리듯 갈려서

바닥에 깔려야하는 것임을 몰랐다.


그저 그자리에서 버텨

매일을 열심히 살면 언젠간 좋은날이 올꺼라는

막연한 희망에 기대어 살아내고 있었다.



아니 어쩌면,

나 스스로를 자포자기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냈을지도 모른다.

당장 어쩌지 못한다는 생각에.



그녀는 지금도 철학관,사주집,점쟁이를 찾아다니며

본인의 불안을 무속인들과 나눈다.


그 속된 가벼운 말에 나는 얼마나 기대고 싶었던 걸까.

누가 좀 알려주지.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살아도 씨앗부터 글러먹었으면 싹은 나지 않는다고.

열심히만

성실히만 살면

언젠가 꽃을 필줄 알았지. 그렇게나 그방법밖에 몰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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