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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광문 Oct 22. 2021

크다고 '좋지 아니한가'

  Bigger is Better.  Big isn't good.

변(變) 해야 살 수 있다.


재테크를 위해 여유자금으로 주식을 사모으고 있다. 예전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기업이 있어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주식 상장 기업으로는 단기간에 순이익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한 기업이다. 삼성전자 다음으로 재무제표와 주식매출에서 크게 영업이익을 남긴 회사는 '카카오'그룹이다. 





카카오그룹의 모든 기반이 되는 사업분야는 예상을 뛰어넘어 플랫폼 전분야에 걸쳐 은행, 택시부터 미용실까지 공룡처럼 잠식하며 독보적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정부의 규제 속에 카카오 관련 주가는 크게 조정을 받았었다. 하지만 부정적 여론에도 서서히 반등을 시작으로 조금씩 올라가며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관련 소식들이 주식을 산 내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 기업이 엄청나게 크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내 회사가 아니어도 기분이 좋은 건 '믿음' 때문이다.


"삼성처럼 큰 회사는 절대 망하지 않지"

"카카오도 마찬가지지"


요즘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인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문화를 표방한 오락용 게임 영화이지만 경쟁하는 스토리보다는 자본력의 싸움, 크기의 싸움, 이런 경우가 더 해석하기가 쉬워 보였다.



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






건축사사무소의 현실은 어떠한가


코로나19 장기화와 맞물려 건축자재가 큰 폭으로 상승했고 인플레이션 시대를 맞고 있다. 건축 불경기다 보니 건축주들은 더욱 큰 사무실을 선호하게 된다. 불확실한 현실 속에서 믿음이 가는 큰 회사를 선택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소규모 사무실은 점점 더 운영이 어려워지고 있다.


몇백 명의 설계인원을 거느린 대형 건축사사무소는 건축설계는 물론이거니와 전기, 설비, 소방, 구조, 감리뿐 아니라 인테리어까지 종합적으로 사업을 넓혀가고 있다. 심지어는 해외 지사를 두고 베트남 필리핀 등에 현지 직원을 파견시켜 근무를 시키기도 한다. 이런 현실이다 보니 소규모 사무소에서 하던 일들까지 큰 사무소로 가지고 가서 해주기를 바라는 고객 성향이 심화되고 있다. 드넓은 목장에 큰 나무 몇 그루만 있고 관목이나 작은 풀이 없어지며 사막이 되어가고 있는 듯싶다.   




용산 전자상가를 가보면 작은 규모의 점포들이 즐비하다. 다양한 전자제품들을 소매로 진열하여 판매하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이곳 한가운데 대형 삼성, LG 전자 상점이 들어와서 "우리는 용산전자상가에 있는 모든 제품이 다 있습니다. 여기서만 쇼핑하시면 됩니다 "라고 한다면 영세 소매 점포들은 운영이 더 어려워질 것이다.

세상사는 모든 이치가 그렇듯 약육강식의 삶에서 크고 거대하고 힘이 센 무리들이 살아남기에 유리하다는 건 사회 경험을 통해 부딪혀가며 깨닫게 된다.


건축은 종합예술이니까 작은 일감도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정성을 쏟다 보면 큰일도 수주해서 설계하겠지 하는 순진한 생각들이 요즘에는 어리석은 희망이었노라고 푸념하게 된다. 차를 타고 가다 고층빌딩을 보면 '나도 언젠가는 저런 큰 건물을 설계할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다'라고 꿈을 꾸지만 정작 '어느 날 갑자기 대형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생긴다. 적어도 20명 이상 직원이 상주해야 처리할 수 있는 업무이며 지금 갖춰진 회사 맨파워로 감당하기엔 무리가 있다. 설령 직원을 새로 채용하고 진행을 한다 해도 '프로젝트가 끝나면 그 많은 직원들은 어찌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하게 된다. 이런저런 난관과 갈등이 높은 벽을 넘지 못하는 모순덩어리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저렇게 작은 사무소에 큰 프로젝트를 어떻게 맡기지?


몇 해 전 신도시에 대형 도서관 현상설계가 제안되었다. 지역 조례로 해당 지역 건축사사무소에 플러스 가산 점수가 있어서 경쟁하기에 유리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서울 강남에 있는 대형 건축사사무소에서 전화가 왔다.


"건축사님 우리 회사는 직원이 300명이 넘고요...."

"우리 회사와 컨소시엄에 들어가면 회사 실적도 커지고, 건축사님 지역 점수도 플러스해서..."

"서로 윈윈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대신 설계는 우리가 하고 타이틀만 건축사님 회사로...."



현상설계 공모전 판넬 이미지


지역 입찰경쟁 가산점을 이용해서 설계 수주를 전문적으로 하는 영업전문 이사로부터 전화가 왔었다. 작은 사무실과 큰 사무실이 공존하여 현상설계를 수주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큰 것이 좋은 것'이라는 대중들의 믿음이 건축설계시장에도 만연하고 있어 왠지 전화를 끊고 씁쓸해졌다. 심사를 하는 위원들도 큰 회사의 실적만을 볼 것이 아니라 작은 건축사 개인의 디자인과 아이디어를 보고 승부를 하는 풍토로 바뀌었으면 좋겠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  
저자 에른스트 슈마허는 실천적 경제학자 이자 환경운동가로 유명하다. 자유롭고 창조적인 것은 큰 것들이 아니라 작은 것들이라고 믿는다. 그가 말하는 중용의 상태란 인간이 스스로 통제하고 조절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체제를 가리키고 있는데 큰 것과 작은 것의 차이를 거칠게 비판하면서 힘주어 부르짖었다.

-문예출판사 장성익 지음-



주어진 삶의 무게를 견디면서 이십 년 넘게 건축설계를 하고 있다. 적당히 할 줄 모르는 성격이라 뭐든지 시작하면 끝장을 본다. 낯선 미국 생활과 부산 시공회사, 울릉도 현장에서도 억척스럽게 이겨내며 견딘 세월이 있다.


브런치 작가를 시작한 지도 한 달 보름이 지났다.

'100개의 글을 올리고 쓰자'라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쉽지 않다. 구독자와 라이킷에 노예가 되지 말자고 다짐했던 순간을 기억하자. 바다에 나가 처음 배를 오래 타다 보면 육지에 내렸을 때 땅이 출렁거리고 흔들린다. 울릉도 현장에서 1년의 시간을 보내며 자주 경험했었다. 처음 겪는 일에 익숙해지려면  '흔들리는 공간 중심에 올 곳이 우뚝 서' 균형을 잡을 수 있어야 한다.


작은 가시 하나에 찔려도 아프다고 소리 지르던 청년이 전쟁터에서는 폭탄 파편을 맞아도 상처의 아픔을 잊고 싸울 수 있는 것은 그 순간에 몸속의 '엔도르핀'이 차고 넘쳐서 고통을 잊을 수 있었고 전쟁에서 승리했다.

 - 코스모스 성장일지 중에서-

        


오늘 하루도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지는 해가 연상되는 나이가 되었지만 포기하지 말고 진정한 의미의 '엔도르핀' 넘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늘 다짐한다. 마음이 흔들릴 때는 같은 방향으로 더 세게 흔들어 다부지고 억척스럽게 살아야겠다.











이미지 출처 : 카카오 그룹 공식 홈페이지

               영화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포스터

               현상설계 공모 패널 -건축사 사무소 회인





건축사사무소 회인 대표 건축사
모일(회) 사람(인) 사람이 모이는 회사
Goodmeeting & Partners
이메일 kkm878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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