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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by 아스트랄

캐리어에 가득

여행지에서 입을 옷들을 담아

거긴 따뜻할거니까

살랑거리는 열대의 바람에 나풀거리게

크림도 모자도 선글라스도

발편한 운동화 신고


구름 속을 날아

작은 창문으로 보이는 직선의 긴 날개 아래

브로콜리같은 섬들

즐거웠어

밥부터 해야겠다

밀린 집안일도

뭐먹지?

저기 활주로 보이네

근데


다 왔는데

아직도 도착하지 못했어


떠나지도

남지도 못하는

무한의 공간 속에

그렇게


보고 싶었는데

날 반겨 주는 얼굴들이

웃는 눈썹 끝에 모인

햇살의 눈부신 스펙트럼을

마주하고 싶었어


기억해줘


나의 존재를

나라는 하나의 우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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