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결말의 충격

10. 웃기는 시트콤의 마지막은 항상 비극

by 아스트랄

엄마는 젊은 시절, 티브이 시트콤을 많이 보셨다. '아무도 그들을 말릴 순 없다', '순풍 산부인과', 'LA 아리랑'등을 시청하며 그들의 알콩달콩하면서도 치고받는 대사가 참 재미있었다고 하셨다.


"그중에 뭐가 제일 재미있었어?"


엄마와 함께 김치전에 국산 맥주를 마시던 어느 날저녁, 내가 물었다.


"응ᆢ두 개인데ᆢ '아무도 그들을 말릴 수 없다'와 '지붕 뚫고 하이킥!"


"응? 하나만 고르면 안 돼?"


안 돼! 이 두 시트콤은 공통점이 있거든."


"(역시 뭔가 있어 보이고 싶어 하고 설명하길 좋아하는 울 엄마ᆢ'맨스플레인(설명하기를 좋아하는 남성을 비꼬는 표현)'이 아니라 '마더스플레인'이라고 해야 할 듯ᆢ 근데 뭐 항상 그래 왔으니 모르는 척 물어봐주자ᆢ"


"아ᆢ그 공통점이 뭔데? ^ ^♡"


"음ᆢ 결말이 충격적이어서?"


헉. 정말 충격적인 대답이었다.


엄마 말에 따르면, 그토록 즐겁고 평화롭고 언제까지나 행복할 것 같았던 시트콤 속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마지막 회에서 갑자기, 중요 인물 중 한 사람의 죽음으로 모든 인간관계가 갑자기 파사삭. 부서지고, 사람들이 우울증에 걸리거나 진로를 변경해서 유학을 가거나 또는 어둡고 힘겹게 살아가는 것으로 '급 비극 선회'를 한다는 것이다.


"근데 그게 어째서 재미있다는 거야? ㅡ_ㅡ; "


뿌루통 한 얼굴로 내가 물었다.


"너도 살다 보면 알게 돼. 삶은 너무 희극 같은 비극이거든. 근데 사람들은 그 비극을 그저 웃어넘기지 못하면 견딜 수가 없고 살아갈 수가 없으니까 그렇게 한없이 가벼워지는 거야.

엄마는 그 시트콤들이 정말 '너무 인생' 같아서 재미있다."


엄마는, 레몬이 통 슬라이스 형태로 들어가 있는 맥주 안에서, 시디 신 레몬을 통째로 꺼내 씹으며 말하셨다. 씨들까지 한꺼번에 우적우적.

토,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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