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인후두염도 기수가 있구나ᆢ
엄마는 노래 부르기를 좋아한다. 내가 어렸을 때에도 오페라 '마술피리'에 등장하는 '밤의 아리아'를 부르다가 켁켁 거리기도 몇 번, 영화 '미션'의 테마곡 `넬라 판타지아"를 부르다가 고음 부분에서 적절히 음이탈을 하여 나를 많이 당혹스럽게 하셨다,
한 달 전에는 뮤지컬 '엘리자벳"에서 엘리자벳이 스스로의 자유를 찾겠다는 내용의 가사에 꽂히셨는지 매일 설거지를 하면서도 "지금부터 난~ 맘대로 춤을 출거야~ 시간 장소 음악까지 모두 내가 결정해~~~"를 외쳐서 내가 기껏 주말에 집에 와서 대학 과제에 집중해야 하는 시간에 많은 방해를 받았다.
엄마는, 항상 그렇지만 이상하게 무모한 데가 있다.
일주일 전쯤, 또 갑자기 `케데헌'의 '골든'에 꽂혀서,
"노 모어 하이딩 나우 아임 샤이닝 라이크 아이 보너비~~(born to be)"
하시더니, 갑자기 목이 아프다며 이비인후과를 다녀오셨다. 병명은 인후두염 3기.
"암도 아닌데 무슨 기수가 있어?"
놀란 내가 물었다.
"그러게ᆢ 그나저나 목이 너무 많이 부었다는데ᆢ 빨리 낫는 것도 아니고ᆢ 바로 다음 주 연극은 어떻게 한다니ᆢㅠㆍㅠ"
에고. 이런 울 엄마를 귀엽다고 해야 할지ᆢ한숨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