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될까 걱정이예요."
"아기에게 문제가 있다고 하는데 나중에 커서도 문제가 될까요? 지능 저하와 관련된 건 아닌지요?"
"아기가 주수에 비해 적다고 하니 걱정되요."
"조산할까 두려워요."
겁이 많은 산모들이 많아지고 있다.
임신 연령이 높아지면서 인생이란 원래 계획하는 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만한 나이에 임신을 했으면서도 무슨 걱정이 그리도 많은 지 임신의 긴 시간을 걱정으로 채워 간다.
모두 확률적인 일이고 걱정한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고 설명해도 꼬리에 꼬리를 물려 걱정 질문을 한다.
특히 맘카페에서 올라오는 의학적 근거 없는 말들은 이러한 질문 창조의 원동력이 된다.
아이러니 하게도 위와 같은 걱정을 하는 사람은 대부분은 기저 질환이 없는 사람이다.
3차 병원에 근무하는 탓에 심장 질환을 가지고 있거나 장기 이식 받은 환자, 뇌혈관 질환 등 온갖 고위험 산모에 대한 진료를 많이 한다. 임신이 거의 금기증인, 심한 폐동맥 고혈압을 가진 여성들, 심장 이식을 받은 여성, 심지어 임신 중에 암 (유방암이 가장 많다)을 진단받고 항암 치료를 병행하며 임신을 유지하는 산모들, 그들은 일반적으로 위와 같은 걱정을 늘어 놓는 경우가 거의 없다. 아마도 이미 '병'이라는 것은 이미 우리 인생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삶이 그대를 속일 지라도' 가 아니라 '병이 그대를 괴롭힐지라도' 엄마가 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들은 이미 '어른이라면 인생에서 힘든 일이 생기지 않도록 기도하는 것보다 힘든 일이 생겨도 잘 이겨 내기를 바라는 편이 훨씬 현명하다' (출처: 밥보다 책, 김은령 저) 라는 문구의 의미를 알고 있다.
임신이라는 생리적 과정에는 여러가지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유산의 빈도도 15-20% 이고, 태아의 구조적인 이상도 크고 작은 것을 합치면 5-6% 나 되며
자궁내성장지연이 있는 경우도 10%, 조산도 10%에서 발생하는 일이다.
이러한 확률들은 걱정한다고 빈도가 줄어들지 않는다.
책에서 읽은 괴테의 말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건 초조' (출처: 꿈꾸고 사랑했네 해처럼 맑게, 전영애 저) 라는 문구는 걱정둥이 산모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한 마디 말이었다.
간혹 임신 중 멘탈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어오는 산모들이 있다.
내가 해주고 싶은 답은 인터넷 그만하고 책을 읽으세요 라는 것이다.
즉, '누구에게도 털리지 않는 내면을 만들고 지키게 되는 것으로서의 독서' (말하다, 김영하 저)를 통하여 멘탈을 관리할 것을 권한다.
그래도 걱정이 된다고 말하는 산모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바로 이거다.
'당신의 아기가 걱정이 많은 아이로 태어나길 원하세요?'
무슨 책을 읽어야 될지 모른다면 [태어나줘서 고마워] (오수영 저) 부터 읽는 것도 좋겠다.
'한 여름에 갑자기 천둥 번개가 치면서 소나기가 내리치는 상황이 하늘의 '실패'가 아니듯 (곧 더 맑은 하늘이 펼쳐진다) 적어도 임신과 출산의 과정에서 합병증이 생기는 것은 누구의 '실패'가 아니다.'
'세상에 쉽게 오는 생명은 없다. 다만, 우리가 미처 모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