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발의 셰프와 의식구조

[ 요리에세이] < 행복을 연출하다 > 유정 이숙한

by 유정 이숙한

구정을 며칠 앞두고 두 아들과 가까운 일본으로 배낭여행을 떠났을 때 이야기이다.

시내 쪽에 숙소를 정하고 그 이튼 날 하카타에서 버스 타고 하카타항으로 가서 배를 타고 건너갔다.


전철을 타고 두 정거장 지나 간노스역에서 내렸다

철길을 건너서 조금만 걸으면 이 식당을 만날 수 있다.

식당 간판을 담고 보니 파란 하늘과 구름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아름답다.



이태리 요리 전문 은발의 셰프가 만들어준 요리들이 진심이 들어있었다.

두 번째 나온 야채샐러드 상큼하니 좋았다.


내가 주문한 피자. 얄팍하지만 정성이 들어가서 맛있다.

은발의 셰프이니 요리에 내공이 들어가서 담백하고 맛있었다.


셰프의 서비스 요리도 무척 맛있다.


새우가 들어간 해물파스타는 막내가 주문한 건데 파스타를 좋아하지 않는

내가 먹어도 역시 맛있었다.

소고기맛 리소토도 셰프의 내공이 느껴지는 깊은 맛이었다.

닭고기 국물에 토마토와 야채가 들어간 야채스푸도 먹을만하다.


간노스는 작은 간이역이다.

청춘 남녀가 여행을 떠난 영화 속의 한 장면 같은 간이역이다.

여긴 시골이라 그런지 신권은 안 되므로 현금이 필요하다.



주택들과 철길이 함께 공존한다. 우리나라는 소음 때문에 주택과 밀접한 철길이면

높은 담을 쳐서 소음을 차단했을 터인데 일본인들은 전혀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 걸까?

외곽은 철도로 연결되어 중심가와 소통되는 교통통로인 거 같다.


일본식 주택은 화려하지 않고 아담하고 실리적이다.

우리나라 80~90년대 흔히 볼 수 있는 주택들처럼 낯설지 않았다.

일식 전통주택 다다미. 내부를 볼 수 없었지만 겉에서 보아도 단조로워 보인다.


여긴 사람이 먼저다. 초록색은 인도인 거 같다.

횡단보도에 가서 버튼만 누르면 초록불이 켜지고 사람이 건넌다.

지나가는 차들은 우선 멈춤이 불편하고 짜증이 날 거 같지만

당연한 것처럼 경적을 울리지 않고 멈춰 선다.


25년 1월 26일이면 겨울의 끝자락인데 동백꽃이 예쁘게 피었다.

여수에 갔을 때 본 동백꽃과 닮은 모습이다.

일본인 주택들은 화려하지 않은 평범한 주택들 같다.


고즈넉한 철길.. 추억 속 기찻길 같다.

철길 옆 전통 일본식 주택들 작고 아담하다.

일본인들은 실리적이다. 허세가 없어 보인다.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 허풍도 떨지 않았다. 경차가 대부분이었다.

우리나라 국민성에서 2%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실리적이지 않고

허세가 있으며 남을 의식하는 문화가 아닐지..

그것들만 보완한다면 100% 우리 국민은 최고일 거 같다.


나는 모닝 경차를 탄다. 경차는 정부에서 유류 보조금을 받는다.

내 나이와 사는 수준과 딱 맞는 자동차라서 감사하다.

차 문짝 아래가 칠이 벗겨진 15살 먹은 자동차지만

내가 가고 싶은 곳이면 어디든 데려다 주니 최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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