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비 오는 날의 단상

[ 에세이 ] < 행복을 연출하다 > 유정 이숙한

by 유정 이숙한




작년 구월이었다. 몇몇 회원들과 함께 예당호에 가기로 했다.

아침을 거르고 온 회원들과 같이 먹으려고 김밥을 열 줄을 싸갔다.

같이 가기로 했던 친구가 말다툼 끝에 오지 않아서 화가 났다.


우린 인원에 관계없이 예당호로 출발했다.

그곳에 도착하니 비가 억수같이 내렸다.

차 안에서 싸간 김밥을 먹으며 비가 그치길 기다렸다.


비가 계속 내리니 우산을 들고 걸었다.

멋진 카페에서 가을향기가 물씬 풍기는 커피를 마셨다.



십수 년 전에 친구 부부와 우리 가족이 왔을 때는

저수지 가운데 물이 있고 규모가 작았는데 커지고 잘 꾸며져 있었다.

일단 나선 길이니 빗속이지만 오길 잘했다.


모노레일이 빗속을 뚫고 레일을 따라 위로 아래로 달려간다.

빗속을 달리는 모노레일은 낭만을 싣고 가는 기차였다.

많은 분들이 낭만에 동참했다. 우린 다음을 기약하며 낭만을 스쳐 보냈다.


둘레길 내리막길에서 한 컷 담았다.

예당호! 멋진 호수다!



둘레길과 출렁다리로 가는 길이 교차한다.

모노레일을 타러 가려면 산 위로 올라가야 한다.


비가 오지 않았다면 출렁다리까지 걸었을 텐데 아쉽다.

나중을 기약하며 아쉬움을 뒤로한 채,

국수와 밥이 들어간 어죽 한 그릇을 맛나게 먹었다.



비 오는 날의 수채화처럼 내 모습을 담아준 한 친구가 있었다.

나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담아주지 못해 미안하다.

비가 내리는 가을이 되니 그날이 문득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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