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비행

[요리에세이] < 행복을 연출하다 > 유정 이숙한

by 유정 이숙한

태어나서 60년 넘게 대한민국 땅을 떠나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런 연유로 비행기를 한 번도 타지 못했다.


2020년 여름 가족끼리 일본 여행을 하려고 몇 달 전 예약했으나

폐섬유화증으로 와병 중인 애들 아빠 때문에 부득이 취소할 수밖에..


5년이 지나고 며느리들이 계획했다. 25년 1월 27일 큰아들과 막내아들이랑

배낭을 짊어지고 일본으로 자유여행을 갔다.


출발하기 전날 공항과 가까운 막내집에서 자고 아침을 먹고

공항버스를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출국심사를 마치고 기다리는 동안

간식을 먹고 오후 2시 반 기내 꼬리 끝자리에 셋이서 나란히 앉았다.


에어 서울 아담한 비행기의 긴 날갯짓을 보며 이십 분 넘게 활주로를 서성이며

엔진을 워밍업 하며 관제탑의 이륙 명령을 기다렸다.

드디어 비행기가 이륙했다.


구름을 뚫고 높이 높이 나르는 비행기. 영하 49도 29피트 상공을 떠 간다.

대한민국 땅과 하늘이 좁은 시야에서 멀어져 간다.


목화솜을 풀어놓은 것 같은 구름이 눈이 쌓인 설산 같다.

사이사이 하늘색이 보이고 눈이 쌓인 산뿐. 꼬리에 앉아 날개를 따라 하늘을 날았다.



난생처음 비행기를 탄 역사적인 날이다.

땅에서 보던 구름이 비행기 아래에 나지막이 떠 있다.

그 광경이 신기하고 경이로웠다.


겨울이라 눈이 내릴 거 같아 걱정했는데

일본 후쿠오카 공항에 무사히 착륙했다.


큰아들은 비행기 멀미를 심하게 하고 막내와 나는 둘 다 멀쩡하다.

저가 항공기라서 요동이 있어 멀미가 더 심했던 모양이다.



오래된 노포를 찾아가서 우엉우동을 먹었다.

우동 위에 우엉튀김을 듬뿍 주었는데 너무 느끼하다.

고춧가루가 들어간 얼큰한 김치가 아주 간절했다.

김치가 없으니 싸간 김과 고춧가루를 듬뿍 얹어서 먹었다.


우엉튀김이 너무 많아 막내에게 건져줬다.

역시 난 한국산 순수 토종 입맛인가 보다.

김치 없으면 우동도 라멘도 먹을 수 없는 토종 입맛이었어.


하늘로 날아오르는 돌고래의 멋진 자태

서울랜드나 에버랜드에서 보았지만 해설자가 꽤나 진지하다.


히카다 호텔엠에서 버스는 타고 히카타 포트 항에서 페리를 타고 사이토자키 아쿠아에서

돌고래쇼와 물개쇼를 관람했다. 돌고래와 물개를 가르치느라 고생한 흔적이 보인다.



라멘타이슨에서 일본 라멘을 먹었는데 짠지를 반찬으로 주었다.

짠지가 무척 짜다.

기름에 튀긴 라면이 아니라 생면이었다.

라면엔 김치라는 공식이 내 머릿속을 떠돈다.


일본여행 중에 느낀 것이 있는데 가는 곳마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나이 먹은

버스 기사와 배 안내 티켓팅, 택시 기사님을 만났다.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접하지 않는 광경이었다.

일본이란 나라는 나이 먹은 사람을 채용하는 분위기가 상용화된 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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