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체리보이 춤 2인자

[ 장편소설 연재] < 사랑학 개론 > 유정 이숙한

by 유정 이숙한

짱구가 밖으로 나오자 수철은 멱살을 거머쥐고 다짜고짜 그의 턱에 나이프를 들이댔다.

“야, 인마! 너도 남자냐, 네가 인간이냐! 왜? 조용히 사는 사람을 건들어?”

짱구는 그의 칼에 지레 겁을 먹고 엉뚱한 이야기로 수철의 시선을 흩어놓았다.

“야, 그러지 말고 우리 통성명이나 하고 지내자, 너 무슨 띠냐?”

수철은 짱구의 멱살을 거머쥐며 그의 형수에게 공손하게 말했다.

“미안해요, 떠들어서. 둘이 할 얘기가 있으니 형수님은 안으로 들어가슈, 남자끼리 따질 것은 따져 볼 테니. 그래, 나. 토끼띠다! 너는 무슨 띠냐?”


짱구는 오래전부터 알아온 친구처럼 다정하게 굴었다. 짱구가 같은 토끼띠이니 친구 하자고 했다. 수철은 짱구에게 거머쥔 멱살을 내려놓고 인간적인 방법으로 회유책을 썼다.

"난 가만히 있는 사람 건들면 아무것도 안 보이는 사람이야, 그땐 너 죽고 나 죽는 거다?"

수철에게 혀를 질린 짱구는 은색 이를 내보이며 뒷머리를 긁적이며

"미안하다, 친구야, 사실은 친구네 앞집 색싯집에서 용돈을 주며 영업방해 놓으라고 해서, 하고 싶지 않았지만 하지 않을 수 없었어. 다시는 안 그럴게, 친구도 재수 씨랑 고생하는데 돈 벌어야지."


수철은 담배 한 개 피에 불을 붙여 주며 짱구에게 담배를 건네며

"세상에 남자가 할 짓이 없어 그런 심부름하며 사는 거냐, 창피하게? 건달이면 건달답게 살아야지. 너 인마, 부모 속을 왜 썩이는 거야? 난 그런 부모라도 있으면 좋겠다. 너 사람 같이 살아? 술 먹고 싶냐? 나랑 포장마차에 가서 한잔하자?"

수철이 제안했으나 짱구는 극구 사양하며

"이제 잠을 자야지. 내일 아침 일찍 건축일에 나가려면, 눈 좀 붙여야지.”


며칠 후 왕초가 대바구니를 지고 지나가다 가게 앞에 서서 담배를 피우는 수철을 보더니 반색하며 안부를 물었다. 그는 깜상의 손을 잡아끌어 라면을 끓여주며 밥을 말아먹게 했다. 주문하고 먹지 않은 통닭과 김치도 집으로 갖다 주었다. 아기의 내의도 사주고 인간적으로 그들과 친하게 지내다 보니 왕초나 재건대 일당은 소라집에 나타나지 않았다. 입소문을 듣고 고객이 늘어나 웨이팅 시간이 한 시간 걸렸다.



늦은 밤 부천에서 여의도로 택시를 타고 갔어. 엘리베이터에 건물주부부와 우리 부부가 탔는데 타인의 발을 보니, 멋진 구두를 신었는데 우리는 슬리퍼에 통닭 튀긴 기름으로 번질번질 코팅이 된 겨울 슬리퍼를 신고 있었어. 어찌나 창피하던지, 내가 결혼할 때 돈이 없어 못난이에게 구두를 사줄 수 없었거든.

가슴 아픈 이야기지만. 순미가 신던 수제화가 칠이 벗겨져 있어 보라색으로 염색을 했는데, 모처럼 외출하면서 그 구두도 챙겨 신지 않고 둘 다 슬리퍼 바람이었어.


현란하게 반짝이는 조명 아래서 신나게 몸을 흔들며 춤을 추었어. 고고춤이나 개다리춤. 엘비스프레슬리 춤과 미군부대에서 춤을로 유명한 체리보이 춤을 재현했더니 사람들이 날 따라 춤을 추더군. https://youtu.be/giKESs5 tOLk? si=iKfJR7 Bft1 QpJ0 zj 난 블루스를 추지 못하니 억지로 흔드느라 옆구리가 아프더군. 내가 순미의 귀에 속삭였지.

"못 추는 춤을 억지로 추려니까 옆구리가 결리네‥? 자긴 괜찮아?"

우린 동병상련인지라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느라 힘들었지. 통닭 튀긴 기름 냄새와 땀 냄새, 담배 냄새가 범벅이 된 몸이었지만 춤이라면 무대를 휩쓸었지. 선영과 눈이 마주친 순미가 무언의 미소를 짓더군. 선영과 철호 부부는 스텝을 밟으며 음악에 맞춰 부루스를 잘 추더군. 우리는 사교춤은 추지 못하니 대충 흔들기만 했어.


선영은 사교춤을 추다 화장실에서 순미의 귀에 속삭였다. 순미는 그 말이 생각나서 배시시 웃었다.

"오늘 밤은 아저씨에게 술 취한 척해 연기해 봐, 재밌어. 나도 술 취한 척해봤는데 무척 재밌었어, 그동안 남자들이 술 마시고 양말이랑 옷도 벗지 않고 술 취한 척할 때 힘들었던 거, 오늘 다 갚아주자? 알았지!"



목,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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