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짱구를 찾는 불청객

[장편소설 연재 ] < 사랑학 개론 > 유정 이숙한

by 유정 이숙한

순미는 방으로 들어와서 이불을 뒤집어쓴 채 몸을 숨기고 있었다. 셔터를 '쾅쾅'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순미는 숨도 크게 쉬지 못하고 귀를 기울였다.

“여보, 문 열어?”

수철은 가게로 들어와 무서움에 벌벌 떨고 있는 순미를 안심을 시키며

“이제 색시집은 꽉 잡았어, 용서해 달라고 싹싹 빌었으니까, 다시는 그렇게 하지 않겠대, 이제 왕초 집에 가서 담판을 내야지, 안 그럼 그 자식이 깽판을 칠 테니까, 놀라지 마, 사랑해! 순미야!”


수철은 순미의 볼에 술 냄새를 풍풍 풍기며 뽀뽀를 했다. 순미의 눈에는 수철이 멋있어 보였지만 싸우는 것은 싫었다. 그들은 밖에 키우는 송아지 만한 도사견을 데리고 깜상이 사는 본부 집으로 출동했다.

수철이 앞서 가며 의기양양하게 깜상의 집으로 쳐들어가더니 큰 소리로 불렀다.

“형님 계슈, 나? 소라집 켄터키 치킨 이유!‥”


'쾅쾅' 합판으로 만든 엉성한 문을 발길로 차는 수철, 잠시 후 방문이 열리고 컴컴한 한밤중에 반갑지 않은 불청객이 무섭게 생긴 도사견을 데리고 왔다. 깜상이 내복 바람으로 튀어나왔다. 수철이 말했다.

“형님! 나 안으로 들어가도 되죠?”

늦은 밤 반갑지 않은 불청객의 방문으로 선잠이 깬 어린아이가 두 명 있었다. 지린내가 진동하는 이불과 퀴퀴한 담배 냄새에 찌든 내부 공기는 코가 떨어져 나갈 거 같았다. 거지나 다름없는 몰골을 한 왕초 깜상. 그의 험한 인생과는 다르게 따뜻한 사람 냄새가 풍겼다.


“이리 내려와 동상, 윗목은 연탄불이 안 들어가서 추워! 제수씨도요?”

그는 한사코 아랫목으로 내려오라며 이불에 발을 묻으라고 순미에게 권했다. 진심으로 미안한 얼굴을 하고 사과했다. “미안해 동상! 내가 앞으로는 많이 도와줄게!”



앞니가 두 개나 빠져 불쌍해 보이는 왕초는 대학을 다녔는데 공부를 많이 하다 보니 머리가 살짝 돌아 이리저리 흘러 다니다 보니 이런 신세가 되었다고 신세한탄을 했다. 깜상은 싸구려 봉지 담배를 종이에 둘둘 말아 파이프에 불을 붙였다. 뻐끔뻐끔 맛나게 담배 연기를 빨더니

“내가 동상 도와주는 것은 하나밖에 없지, 동상 가게에 안 나타나는 것! 험한 몰골을 보여주지 않는 것이 동상을 도와주는 것이야. 성공해서 돈 많이 벌어!”

왕초는 목이 잠기는 듯 부드러운 목소리로 수철의 손을 덥석 잡았다. 다른 한 손으로 수철의 등을 토닥토닥. 그의 손길에서 인간적인 따스함이 묻어났다.



새벽 두 시, 송곳니에 은니를 두 개 박은 짱구가 사는 문방구에 수철 부부가 찾아갔다. 수철이 발길로 쾅쾅 닫힌 문을 걷어차며 소리 지른다. 순미는 잔뜩 긴장한 채 수철의 옆을 지키고 있다.

“짱구야, 너 나와, 나랑 맞짱 뜨자?”

한참 후 가게 불이 켜지며 짱구의 형수가 나오더니 찾아온 영문을 물었다.

“누구세요? 이 새벽에, 짱구가 누군데요?”

수철은 다짜고짜 경양식 나이프를 짱구의 형수에게 내보이며

“짱구 너, 밖으로 나와 인마, 왜 조용히 사는 사람 건들어 이 새끼야? 나도 이제 그만 살란다. 어서 나와서 나랑 인생 종 치자?”


짱구는 다락방에서 수철이 하는 말을 듣고 있었다. 계속 듣고 있자니 여간 괴로운 일이 아니었다. 그것도 막 잠이 들려고 할 때 매일 밤 찾아오는 수철을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여러 날 피했으나 하루도 빠지지 않고 찾아오는 수철에게 응대하기로 했다. 왕초 깜상도 그에게 항복을 한 마당에 피할 이유가 없었다.


짱구는 술이 덜 깬 눈을 비비며 잠옷 바람으로 밖으로 나올 수밖에 도리가 없었다. 밖으로 나오지 않으면 수철이 계속 떠들 것이고 떠들다 보면 법 없이도 사는 부모님이 잠이 깰 것이 자명한 일이었다. 가뜩이나 형사들이 자주 집으로 찾아와 재건대 다른 건달들을 찾아내라고 종용하여 집에서 쫓겨날 신세였다.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짱구는 큰소리로 응대했다.

"한 밤중에 매일 밤 잠을 못 자게 하는 사람이 누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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