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리에세이 ] < 행복을 연출하다 > 유정 이숙한
가을비가 내리는 금요일 밤이다. 집 근처 하나로마트에 있는 두부 집은 국산콩으로 두부를 만든다.
두부 만들 때 콩물을 짜내고 남은 건더기를 되비지라고 하는데 되비지로 찌개를 끓이면 까끌거리지만
구수하고 맛있다. 되비지가 항상 있는 것이 아니라 두부를 만드는 날 발품을 팔아야 구할 수 있다.
되비지는 공짜다. 두부를 사면 거저 얻을 수 있는데 두 번 먹을 양을 가져온다. 반은 냉동실에 보관하다
반찬이 단조로울 때 되비지찌개를 하곤 한다. 검정콩을 갈아서 콩비지찌개도 하지만 콩비지와 다른 맛이다.
되비지찌개는 육십 대 이상만 기억하는 요리가 아닐까, 우리 세대는 배가 고픈 베이비붐 세대였으니까,
어릴 적 되비지 찌개를 먹고 자란 거 같다. 물론 부잣집은 두부를 직접 만들어 먹었으니 제외하지만..
어릴 때 우리 집은 시골이라 가게나 익산 시장이 4킬로 떨어져 있었다. 부잣집이 아닌 보통집이라서 닭을
키우니 닭고기는 자주 먹었지만 돼지고기나 소고기는 자주 먹을 수 없었다.
두부는 5분 거리에 있는 작은할머니 댁이나 두부 목판을 지고 딸랑딸랑 종소리를 내며 다니는 두부장수할아버지에게 사 먹었다. 흔한 것이 두부인데 그땐 귀한 손님이 왔을 때 찌개나 국에 넣고 끓였다.
** 되비지찌개 준비물 **
배추김치 잘게 썰어 1 공기( 150g 내외 ), 소금 반 스푼(싱어 우면 추가),
돼지고기 70g나 소고기 70g, 멸치육수 2컵 반, 멸치육수 2컵(볶아줄 때), 물 500g
<< 되비지찌개 4인분 끓이는 순서 >>
1. 되비지찌개는 김칫국 끓일 때처럼 먹고 남은 배추김치나 배추 겉잎이나 잎사귀 부분으로 한 공기면
충분한 양이다. 매운맛을 좋아하면 고춧가루를 추가해도 좋지만 넣지 않는 것이 담백하다.
2. 잘게 썬 김치에 멸치육수 두 컵과 돼지고기 70g 또는 소고기를 넣고 중간불에 물을 조금 붓고 볶는다.
고기를 적게 썰어 넣는 것이 핵심이다. 고기를 많이 넣으면 느끼한 맛이 나서 찌개가 담백하지 않다.
3. 김치가 익으면 여기에 육수 500g과 물 500g을 넣고 센 불에 끓이다 끓기 시작하면 약불을 줄이고 20분
동안 푹 익힌다. 익힌 김치에 되비지를 넣어 골고루 섞어주고 물이 적으면 추가해 주고 중간불에 7분 정도
끓이고 싱거우면 소금을 추가한다. 되비지찌개에 밥을 비벼 먹으면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