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화. 중환자실 집중치료실

[ 장편소설 연재 ] < 사랑학 개론 > 유정 이숙한

by 유정 이숙한

저 산소증으로 곤봉지가 생기고 두꺼비처럼 오동통한 손이다. 보라색 거미가 핏줄에 기어 다닌다. 입술이 보랏빛이다. 119구급차를 타고 종합병원응급실에 가서 포도당을 맞으며 검사하더니 폐병동이 없어 산소통이 없다며 그를 쫓아냈다. 산본 대학병원으로 호흡운동을 하며 갔다. 그는 자가호흡을 할 수 없다. 담당의가 그녀와 딸들에게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했다. 순미는 청폐 한약을 먹이며 그날 밤을 무사히 넘겼다.


그는 중환자 병실로 옮겨졌다. 코에 산소 줄을 끼고 숨을 쉬어도 기침이 끓이지 않는다. 코가 막혀 소리를 지르는 수철은 진통제도 듣지 않는다. 순미는 청폐 한약을 2시간 간격으로 5봉을 먹이니 기침을 덜한다.

다음 날 아침 담당과장이 보호자인 두 딸과 순미를 불렀다.

"폐섬유화증에 걸리면 오래 살아야 2~3개월입니다. 마음의 준비를 하세요. 형제분들에게 연락하세요."


깊은 밤 수철을 찾아온 하얀 드레스를 입은 3명의 천사들이 찾아왔다. 그중 한 사람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죽음에 대한 공포가 그를 옥죈다. 산소 처방전을 듣지 않은 것이 후회된다. 수철은 3주를 버티며 영양제와 링거, 청폐 한약을 마셨다. 순미는 그에게 영양제를 자주 맞힌다. 병원에서 연명 치료를 받지 않으려면 퇴원하라고 했다. 수철이 연명치료를 거부했다.


그는 순미의 집에 와서 코에 가느다란 호스를 넣고 산소를 공급받으며 순미가 만든 미숫가루와 죽, 청폐 한약을 마시며 5개월을 버텼다. 지독한 기침이 멎었다. 청패 한약 복용 후 7개월이 되자 명현현상으로 등에 물집이 잡혀 누런 액체가 흐른다. 더운 여름 에어컨 아래에 70일 동안 몸에서 빠져나온 독소로 지쳤다.


순미는 식초에 쑥을 타서 등을 닦아주고 물집을 터트려주었다. 수철은 근육이 소진되어 전쟁 기아처럼 갈비뼈가 툭 붉어지고 배는 홀쭉하다. 산소를 상향시켰다. 수철은 청폐 한약을 거부하자 청폐환으로 바꿨다. 운동치료사가 2주 동안 걷기 운동을 했는데 한 발 디디는 것이 무서운 공포였다.


10개월째 저 산소증에 시달리는 수철. 추석 연휴가 지나자 작은딸이 올라간다고 하자 그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린다. 순미는 그의 말을 새겨듣지 않고 작은 딸을 전철역으로 데려다주었다. 그는 이른 저녁부터 새벽까지 잠에 빠졌다. 새벽 5시 소변을 시켜달라더니 소변은 본 상태였다. 녹음기를 튼 것처럼 같은 말을 반복한다. 그의 눈동자가 파랗다. 최고 혈압이 90 최저혈압 50. 그녀가 해줄 수 있는 게 없다.


시간이 다된 모양이다. 코로나 19로 S대학병원에서 그를 받아주지 않았다. 10년 전 간질성 폐 질환을 진단한 Y대학병원에서 그를 받아주었다. 구급차 안에서 그가 “아이고 추워라!”외마디를 남겼다.


2일 전 그가 순미에게

"수민 엄마, 지난 일을 되감기 해보니 당신을 고생만 시켰네, 당신 충고 무시하고 일방통행해서 미안해! 당신은 오래 머물며 딸들에게 효도받고 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 사랑해! 얘들아, 엄마에게 잘해라. 엄마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렴!"

"수민 아빠도 접대하느라 새벽 2시에 불려 나가고 고생 많았어요. 한 달만 버티면 나으니 근육이 많이 빠졌어요, 팔운동이라도 하셔야 살아요? 먹기 싫어도 먹고 힘내세요, 당신 최고예요. 사랑해요!"

"수민 엄마, 그동안 충분히 먹었어. 이제 그만 먹을래, 고맙고 미안해!"


그는 코로나 검사 후 중환자실 집중치료실로 올라갔다. 오전 9시 20분의 면회. 산소포화도 93 맥박 60

저혈압 쇼크로 주사로 혈압을 끌어올린다. 전해질 수치가 떨어져 산소를 운반하는데 무리가 왔다. 그는 목 안 깊이 호스를 끼고 기계호흡 한다. 낯선 얼굴이다. 병증이 깊이 배인 환자다. 손발은 퉁퉁 부었다.


그녀는 기도하고 찬송하며 그에게 고맙다고 인사해도 반응이 없다. 영양식이 코로 들어간다는 말에 희망을 가졌다. 그녀는 두 딸과 밤 바닷가에 갔다. 별 하나가 성호를 그으며 저만치 떨어졌다. 그녀는 회개의 눈물을 흘리며 그를 살려달라고 울며 기도했다.



목,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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