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동화의 나라

[ 단편동화 모음 ] < 용용 아저씨 > 유정 이숙한

by 유정 이숙한

인천 작은 누나 집에 가는 길이었어. 게임 방 앞을 지나는데 가슴이 두근거렸어. 빠른 음악이 나오자

심장이 벌렁벌렁 뛰더니 자동으로 걸음이 멈춰졌어. 나쁜 마음이 날 꼬드겼어

“오랜만에 인천에 왔는데 한 게임만 하고 가자?”

나쁜 마음이 흔들자 착한 마음이 내게 애원하며 말했어

“안 돼, 사장님이랑 게임하지 않기로 약속했잖아, 게임은 안 돼! 무서운 수렁으로 빠지고 싶니?”

뱀처럼 간사한 혀를 가진 나쁜 마음이

“한 게임만 하면 되잖아, 사장님이 멀리 있는데 여기서 게임하는 걸 어떻게 아니?”

착한 마음이 나쁜 마음에게 호통쳤어.

“그래도 안 돼, 그냥 지나쳐, 구경도 하지 말고. 넌 약속을 지키는 의리의 남자잖아?”


나쁜 마음이 풀이 죽어서 힘없이 말했어.

“그럼 자장면이랑 탕수육 사줘? 게임방에서 주는 컵라면 먹고 싶어 미치겠단 말이야.”

착한 마음이 나쁜 마음을 달래 중국음식점으로 들어갔어. 주문한 음식이 나왔어. 윤기가 나는 진한

초콜릿 색깔의 자장면과 바싹한 탕수육을 5분도 되지 않아 커다란 접시가 비워졌어,

배가 부르니 기분이 좋았어. 난 '와우 맛있게 잘 먹었다!'라며 뭔가 부족한지 쩝쩝댔어.

어디선가 쿵쿵짜짝 음악소리가 들려왔어. 내 입에서 한숨이 터져 나왔어. ‘배도 부른데 한 게임하면

정말로 행복하겠다?’ 착한 마음이 다독거렸어, 나쁜 마음이 또 꼬드기는 거야. 그러자 착한 마음이

“그래도 참아. 작은 누나 만나러 가는 길이잖아?”

착한 마음이 나쁜 마음을 이겼어. 나쁜 마음은 내 손을 붙잡고 안으로 들어가자고 꼬드겼어.


사채회사에서 돈을 갚으라고 재촉 전화가 오지 않아 행복했어. 힘들게 일하고 번 돈을 꼬박꼬박 모으니

통장에 많은 돈이 모아졌어. 힘들게 번 돈을 빼앗아 갈 사람이 없으니 기분이 너무 좋은 거야.

계절이 바뀌니 새 옷을 사 입으러 대도시에 놀러 갔어. 시외버스에서 내리자 어디선가 익숙한 음악이 귀에

들려오는 거야. 난 도깨비에 홀린 것처럼 음악 소리를 따라갔어. 착한 마음이 뜯어말렸지만 듣지 않았어.

음악이 나오는 곳은 천국 같았어, 동화의 나라처럼 천사들이 있고 그림 속 요정들이 바쁘게 움직였어.

예쁜 공주를 따라 방으로 들어갔어. 사과 요정들이 멋진 춤을 추었어. 춤을 추던 사과 요정이 내 손을 잡고

멋진 음악에 맞춰 춤을 추었어. 여자와 멋진 꿈을 춘 건 처음이라 떨렸어.

무대 음악이 빠른 음악으로 바뀌면서 축구장이 화면에 나왔어. 축구장을 보고 흥분되었어.


왕자옷을 입은 축구 선수가 축구공을 차서 골대 안에 집어넣으려는 순간. <왕자님이 공을 넣는다>

라는 말이 나왔어, 만 원짜리 돈을 넣어야 경기를 볼 수 있었거든.

난 망설이지 않고 만 원짜리 지폐를 넣고 “예”라고 쓴 곳을 터치했어. 왕자님이 축구공을 힘껏 찼어.

축구공이 골대 안으로 들어갔으나 골키퍼가 공을 냉큼 받아냈어. 반대편도 공을 넣을 뻔했지만 우리 팀

골키퍼가 공을 잽싸게 받아냈어, 그리고 반대편에서 공을 넣어 골인했어.

왕자님을 응원하던 공주가 토라졌어. 공주와 나는 같은 편인데 의리도 없이 혼자 방을 나갔어.

착한 마음이 밖으로 나가자고 잡아끌었지만 듣지 않았어, 도깨비에 홀린 것처럼 공주를 따라 다른 방으로

따라 들어가고 있었어.


착한 마음이 나가자고 울며 매달리지만 귀를 틀어막았어. 나쁜 마음이 웃으며 커피와 컵라면을 갖다

주며 내 비위를 맞췄어, 컵라면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5번 선수를 응원했어. 5번 선수가 골대 안에 공을

넣어 점수가 났어. 반대편 선수가 골대에 공을 넣자 동점이 되었어. 갑자기 정신이 몽롱해졌어.

5번 선수가 전반전에 3골을 넣었으나 후반전에는 한 골도 넣지 못했어.

반대편 선수가 3골을 넣어 5: 3으로 내가 응원하던 팀이 경기에서 졌어. 공주는 화를 내고 나갔어.

난 축구경기 게임에 몰두했어. 다음 날에도 또 다음 날에도….

시간이 가는지 모르겠어, 어느 순간 나는 동화의 나라에 왕자가 되어 있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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