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난 엄마가 되었어

[ 단편동화 모음 ] < 길고양이 나비 > 유정 이숙한

by 유정 이숙한

누런 고양이가 날 따라왔어, 내가 말했어

“넌 어디서 굴러온 들고양이니? 여긴 내 구역이니 다른 곳으로 가?”

“맛있는 냄새를 따라왔어, 넌 쌀쌀맞아 보여도 속마음은 따뜻할 거 같은데 우리 그러지 말고 친하게 지내자, 다른 고양이가 널 괴롭히면 내가 막아줄게. 이래 봐도 난 힘이 세거든.”

“난 퉁명스러운 남자 고양이 좋아하지 않아, 상냥한 고양이를 좋아해, 넌 내 스타일 아니야, 아주머니가 주는 맛있는 먹이를 빼앗아 먹으려고 온 거지, 네 속마음 다 알고 있어.”

“그딴 거 빼앗아 먹지 않으니 걱정하지 마, 나랑 같이 사냥을 가면 생쥐랑 개구리 많이 잡아줄게.”

누런 고양이를 슬쩍 훑어봤어. 근육질이라 힘이 세 보였는데. 아무 고양이나 좋아하는 바람둥이 같았어.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말하기 싫었어, 위밭으로 올라갔어. 누런 고양이가 날 따라왔어.

누런 고양이는 구멍 집에서 생쥐 세 마리를 잡아 난에게 두 마리 나눠주고 한 마리는 먹었어. 성격이 급하고 거칠어 보였는데 의리는 있었어, 하지만 여자 고양이만 보면 친하고 싶어 하는 바람둥이 고양이는 싫어. 난 새촘한 성격이라 속마음을 말하지 않아.


어느 날이었어, 참새가 대추나무 위에 앉아 짹짹거리고 앉아 있었어, 난 참새를 잡고 싶어 안달이 났어.

훌쩍 날아오르면 금방 잡을 수 있는 거리지만 참새가 눈치채면 도망갈 것 같았어.

살금살금 대추나무 위로 올라갔어. 참새와 1.5m 거리를 남겨두고 낮은 포복으로 엎드렸어. 엉덩이를 뒤로 쭉 빼고 움츠렸다 뛰어오르면 잡을 수 있었지만 신중하게 행동했어. 참을성이 없지만 참새 사냥에 성공하고 싶었으니까.

그때 참새 한 마리가 날아와서 앉았어. 참새 두 마리가 짹짹거리며 정다워 보였어. 친구 같았어. 하필이면 또 한 마리가 날아올 게 뭐람? 기회를 엿보고 있는데 여러 마리의 참새들이 날아오르더니 일제히 뾰족한 지붕 위에 올라가 앉았어.


대추나무에 앉은 참새들도 지붕으로 날아가려고 할 때 난 이때다 싶어, 가지로 날아올라 두 발로 참새의

몸통을 누르며 목을 물고 땅으로 뛰어내리려고 할 때, 참새가 대추나무 가지 사이로 훅 날아가 버렸어. 참새

꼬리털만 몇 개 뽑았을 뿐이야, 새끼를 가져 몸이 무거웠거든. 몸이 가벼우면 성공할 수 있었는데..

할 수 없이 땅으로 내려왔어. 꼬리털이 뽑힌 참새는 지붕 위에 올라앉아 짹짹거리며 수다를 떨고 있었어,

날 놀리는 거 같았어. 배가 고파 바위로 걸음을 옮겼어. 바위 위에는 물에 젖은 멸치와 멸치젓 국물에 말은

밥이 놓여 있었어, 아주머니가 준 밥을 배불리 먹었어. 입을 여러 번 닦으며 볕이 따뜻한 곳에 앉아있는데

배가 아팠어. 진통이 시작된 거 같아, 얼른 집으로 들어갔어.


내가 누런 고양이와 결혼했냐고? 누런 고양이는 바람둥이라 하얀 고양이랑 떠났거든. 난 회색 털과 검은 털이 반질거리는 얼룩 고양이와 두 달 전 결혼했어. 얼룩 고양이는 젊고 잘 생기고 친절하며 상냥하고 바람둥이가 아니고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고양이야.


우리 집은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해, 대추나무와 풀이 우거져 사람들이 찾기 힘든 장소야, 땅속에 주름관과 커다란 고무대야가 깔려 있고 빗물이 스미지 않았어. 며칠 전 얼룩 고양이와 내가 마른풀을 물어다 포근하게 깔아놓았어, 다른 동물이나 고양이들이 찾을 수 없는 은밀한 장소야. 난 바둑 고양이 세 마리와 얼룩 고양이 한 마리를 낳았어. 입으로 아기들의 탯줄을 자르고 온몸을 깨끗하게 핥아주었어. 아기들이 '야옹야 앙' 하며 엄마를 찾았어.

나는 새끼들에게 젖을 먹이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엄마 고양이가 되어서 너무 행복해!

아빠고양이 얼룩이가 사냥터에서 돌아왔어, 사냥한 먹이를 내 입에 넣어주며

“여보, 고생했어요. 사랑해요! 우리 아기들이 참 예쁘네요, 아기들아, 엄마젖 많이 먹고 잘 자라렴!”

얼룩이 아빠는 아기고양이들의 얼굴에 뽀뽀해 주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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