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편동화 모음 ] < 길고양이 나비 > 유정 이숙한
아기고양이들이 무럭무럭 자랐어. 나는 새끼들이 길을 잃을 거 같아 곁을 지켜줘야 했어. 사나운 사냥개가 헐레벌떡 뛰어 들어와 새끼들을 물어 갈지 몰라 옆에 붙어있어야 했거든. 내가 자리를 비우고 사냥을 나가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장담할 수 없었거든.
아빠고양이 얼룩이가 사냥한 생쥐를 갖다 주었어, 아주머니가 고양이 사료와 동태 머리 삶은 물에 만 밥을 든든하게 먹으며 새끼들에게 젖을 주었어. 또 어미니까 잘 먹어야 아기고양이들에게 배 부르게 젖을 줄 수 있으니까.
아주머니는 누런 고양이나 다른 길고양이들이 밥을 훔쳐먹지 못하게 쫓아주었어. 참 고마웠어. 아주머니가 다정하게 대해주지만 가까이 가려고 해도 용기가 나지 않았어. 우리 엄마가 살던 집주인이 이사 갈 때 사냥 가서 돌아오지 않았는데 기다려주지 않고 가버렸어. 엄마는 배가 고파 남의 집 처마에 걸린 생선을 훔쳐먹으며 도둑고양이로 일 년 넘게 살았대. 사람들이 도둑고양이라고 돌을 던지고 때리려고 해서 무서웠거든. 엄마는 길에서 만난 까만 고양이와 결혼해서 날 낳았어.
"나비야, 밥 먹어, 새끼들에게 젖을 주려면 잘 먹어야지? '탁탁탁'"
아줌마가 밥그릇을 탁탁 치는 건 밥을 가져다 놓았다는 신호였어. 아주머니가 잘해줘도 어릴 적 도둑고양이로 살 때 사람들에게 당하다 보니 다가갈 수 없었어. 몇 발짝 떨어져 눈치를 보다 아주머니가 방으로 들어가면 밥그릇에 다가가 밥을 먹었거든.
새끼고양이 4남매는 자라서 날 따라다니며 사냥하는 방법을 배우고 익혔어. 넓은 밭에 작은 나무들이 줄지어 심어져 있고 듬성듬성 가냘픈 나무가 심어져 있었어. 나무 사이로 풀들이 빽빽하게 자라 그늘이라 습기가 많아 개구리나 뱀이 많았어. 우리 아기들은 자라서 펄쩍펄쩍 뛰는 개구리를 잡거나 땅강아지와 메뚜기를 사냥하는 걸 좋아했어.
새끼고양이들은 생쥐사냥은 서툴렀어. 아주머니는 고양이 사료와 밥을 주고 청년은 우리 아기 이름도 지어줬어. 우리를 예뻐하지만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어. 난 눈으로 아주머니에게 고맙다고 말했어.
청년은 눈썹이 매섭고 용감하고 늠름한 아기 고양이는 호랑이를 닮았다며 랑이라 하고 갈색 눈에 배에 흰털과 까만 털을 가진 바둑고양이는 두기. 덩치는 큰데 겁이 많아 인기척만 나면 잽싸게 숨는 얼룩고양이는 룩이 인데 나를 닮아 겁이 많았어. 나를 쏙 빼닮은 검둥이는 둥이라고 지었어.
바둑 고양이 3남매는 달리기도 잘하고 씩씩하게 잘 자랐어. 날 닮아 사람을 보면 숨기 대장이었지만. 룩이와 둑이, 둥이와 랑이는 아주머니를 좋아해서 가까이 다가가고 잘 따랐어. 새끼 고양이들이 자라서 독립시킬 시간이 다가왔어. 생쥐 사냥이 기본인데 잘 잡지 못하니 걱정이었어. 잠자리나 벌레는 잘 잡았는데. 아무튼 난 새끼들에게 사냥하는 방법을 충분히 가르쳐주었어.
벼가 누렇게 익어가는 황금들이었어. 새끼들이 개구리를 잡느라 이리저리 뛰어다녔어. 사냥감을 쫓는 놀이를 좋아했거든. 새끼들에게 독립심을 키워주기 위해 냉정하게 대했어. 젖을 먹으려고 내게 다가오면 긴 발톱이 나온 앞발로 새끼들의 얼굴을 세게 쳤어. 마음은 아프지만 어쩔 수 없어. 새끼들도 홀로 서기해야 했으니까, 스스로 살아가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어. 우리 아기들이 냉정한 내 발길질에 무척 놀라는 눈치였어.
나는 혼자서 사냥을 다니고 새끼들과 떨어져 다녔어. 내가 밥을 먹을 때는 새끼들이 다가오지 못하게 겁을 주고 앞발로 때렸어. 세상에서 아무도 새끼들을 지켜주지 않는다는 가르침을 주어야 했으니까. 다른 고양이나 동물은 경계해야 할 대상이란 것을 몸소 가르쳐주었어.
사랑하는 새끼들이 홀로 살아가려면 마음이 아프지만 어쩔 수 없는 매정해야 했어, 엄마니까 잘 가르쳐줘야 하는 어쩔 수 없었어. 새끼 고양이들은 얼룩고양이 아빠가 찾아오면 아빠의 냄새를 맡으며 반가워했어.
누런 고양이는 새끼고양이의 밥과 보금자리를 빼앗으려고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