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 좀 줄여야겠다!

[ 에세이 ] <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 유정 이숙한

by 유정 이숙한

감기몸살기가 남아있는 건지 온몸이 노곤하다. 반찬을 만들고 싶은데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온몸이 나른하고 힘이 없다. 아침 7시에 몸살감기로 뼈마디가 쑤신다. 반쪽은 축구하러 운동장으로 출발했다. 다음 주 다른 팀과 친선 경기가 있어 아파도 빠질 수 없나 보다. 어제 가지 말라고 말렸더니, 반나절 쉬었다 일하러 가려고 한 모양인데 옷을 입고 나갔다.


오전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나가더니 오후에 일찍 들어왔다. 고기를 좋아하지 않는 분이 삼겹살이 먹고 싶다며 나가자고 했다. 삼겹살 먹으며 소주도 두어 잔 했다. 축구를 하고 몸을 풀어야 사는 기분이 드는 사람인데 그 점을 놓친 걸 보니 내 주장이 강하고 고집쟁이가 확실하다.


오전 10시 일어나 발안식염탕에 가서 목욕하고 돌아오다 마트에 들러, 세탁 세제 중 가장 싸고 양 많은 것으로 샀다. 단감도 사고 메밀가루와 양파가 들어간 과자도 한 봉 사 왔다. 그건 당이 5%라서 그나마 낫다.

안방 벽에 붙일 도배지가 생각났다. 8년 전 중요한 것들이라며 애들 아빠가 다닥다닥 붙여 놓았던 것을 뗀 자리가 어수선하고 지저분하다. 그쪽 벽을 도배하려고 지물포에 가서 도배 뭉치 두 개를 사 왔다.


점심을 먹고 벽지를 바르면 늦을 거 같았다. 밥을 생략하고 사이즈에 맞춰 재단하고 밀가루 풀을 쑤었다.

도배지에 풀을 바르는데 문 소리가 났다. 집에 오기 전에 일찍 마치려고 했는데 틀렸다. 힘들게 그런 걸 하냐며 풀 먹인 벽지를 벽에 붙인다. 풀물이 연해 잘 붙지 않아 급히 풀을 다시 진하게 쒀서 섞었더니 잘 붙었다.


전에 도배는 한두 번 해봤다. 벽높이가 220cm다. 높아서 의자에 올라가 하려고 하다 침대에 올라가니 높이가 적당하다. 도배사가 붙여도 들뜨기는 목격했다. 마르고 나면 아무렇지 않은데, 짝은 꼼꼼한 성격 탓에 각을

맞춰 꼼꼼하게 붙인다. 내가 의자 받고 올라가 금방 서너 장을 붙였다. 내가 붙인 건 바람이 들어가서 들떠 있는 곳도 여러 군데 있다. 마르고 나니 팽팽하다. 선팅지 바르는 것처럼 우는 곳을 칼집을 내고 붙였더니 풀기가 마르고 나니까 그곳이 벌어져서 흉하다. 땜질을 해야 할 거 같다.


축구는 힘든 운동이니 잘 먹어야 하는데 고기를 싫어하니 억지로 먹게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소금과 후추와 맛술을 바른 양갈비를 오븐에 구워 식탁에 올리니 인사 삼아 몇 점 든다. 자꾸 이것저것 먹으라고 권하니 부담스러운 모양이다. 본래 위가 작아 많이 담을 수 없는데 밥도 한 사발 담아주는 나는 정말 못됐다.


손녀딸이 먹고 싶은 생각이 없는데 할머니가 자꾸 먹을 거냐고 물어서 부담을 느낀다는데 같은 맥락이다.

나도 고집 좀 줄여야겠다. 막내가 엄마는 "먹어먹어 한다" 며 그러지 말라고 한다. 고치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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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색인데 사진 색상은 회색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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