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편동화모음 ] < 길고양이 나비 > 유정 이숙한
랑이가 하천 둑 구멍에서 신기하게 먹어보지 못한 생선냄새가 난다고 했어. 호기심 많은 랑이가 앞발로
구멍을 후비자 두기도 힘을 합쳐 구멍을 팠어, 두기가 미꾸라지처럼 기다란 물고기가 보인다고 했어.
“두기야, 미꾸라지 같은데 생선 냄새랑 비슷하지?”
“맞아, 랑이야, 이번에는 내가 힘껏 구멍을 파 볼게.”
두기가 콧노래를 부르며 구멍을 깊이 팠어. 이리저리 구불구불 미로 같았어. 미꾸라지가 보였어. 미꾸라지를 본 두기가 열심히 팠어. 바로 옆 구멍에서 시커먼 게 고개를 내밀었어. 기다란 막대기가 같은 게 스르륵
빠져나오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두기의 몸을 칭칭 감았어. 두기는 숨 쉬기 무척 힘들었어.
두기가 소리를 지르며 앞발로 구렁이의 얼굴을 냅다 쳤지만 구렁이는 감은 것을 풀지 않았어. 랑이와 둥이가 달려들어 구렁이의 등과 배, 옆구리를 발톱으로 긁었어. 구렁이의 피부에 발톱자국이 여러 개가 생겼어.
피부가 파이고 상처에서 피가 났어. 구렁이가 괴로워하며 몸을 흔들었어. 랑이나 길고 뾰족한 발톱으로
새끼 구렁이 눈을 공격했어. 구렁이 눈에서 피가 흘렀어. 구렁이가 괴로움에 몸을 흔들자 두기를 감은 것이
느슨해지자 두기가 구렁이 꼬임에서 잽싸게 빠져나왔어.
화가 난 구렁이가 몸을 흔들어 꼬리로 두기를 '탁' 쳤어. 두기는 날아가더니 저만치 떨어졌어. 난 화가 나서
구렁이의 얼굴을 두 손으로 할퀐어. 구렁이가 쓰러졌어. 위험한 상황이면 짜잔 나타나는 아빠 고양이 얼룩이 나타나지 않는 거야?
"에취, 에취.."아저씨가 재채기를 했어. 콧물이 줄줄 흘러내렸어. 아저씨는 콧속을 자주 후벼 파며
코딱지를 떼여내더니 콧속에 염증이 생기고 비염에 걸렸대. 고양이들이 다가오면 멀리 쫓아내며
“여보, 고양이 밥 좀 주지 마세요. 밥을 주니까 쥐는 잡지 않고 밥만 먹잖아요? 지금 일곱 마리인데
2년 후에는 백 마리가 될 거 같아요?”
마음이 약한 아주머니는 박스가 쌓여있는 곳에 몰래 밥을 주고 갔어. 바둑 고양이 3남매는 하이에나
가족들처럼 힘을 합해 사냥했어. 룩이는 겁이 많아 사냥은 못하지만 개구리와 잠자리를 잘 잡았어.
아저씨가 랑이와 두기와 둥이를 멀리 쫓아냈어. 비가 오는 날은 사냥을 하지 못하니 아저씨 몰래
밥을 먹고 갔어. 아저씨는 마스크를 쓰고 다녔어. 고양이털 냄새를 맡으면 재채기를 심하게 했어.
낯선 아저씨들이 몰려왔어. 건물 앞 뒤로 그물망을 치고 숨어있었어. 내가 사료를 먹는데 철망문이
내려지고 꼼짝없이 갇혔어. 또 다른 우리에 랑이와 두기, 둥이와 뽀삐도 갇혔어. 내 꿈은 멋진 고양이
소대를 만들고 싶었거든. 고양이 가족이 백 마리가 되면 청둥오리와 황새, 두루미를 사냥하려는 꿈을
이룰 수 없게 됐어.
아저씨는 콧병이 심해져 동물보호소에 신고하여 길고양이 소탕령이 내려진 거였어. 내가 우리에
갇혔을 때, 얼룩이를 만났어. 우리는 반가워서 눈물이 났어. 얼룩이는 며칠 전 잡혀왔는데 아기를
만들 씨앗이 사라졌다고 했어. 우리 가족이 뿔뿔이 헤어졌어.
나는 동물보호소 우리 문이 열렸을 때 도망쳤어. 나는 부릉부릉 시동을 걸고 있는 화물차 뒤칸에
훌쩍 올라탔어. 차가 출발했어. 난 기뻤어. 자유가 없는 곳에서 도망쳐야 했으니까.
차를 타고 어디론가 가고 있었어, 차가 멈추자 잽싸게 차에서 뛰어내렸어. 신기하게 눈에 익었어.
자세히 보니 전에 살던 집 근처 목장이었어. 난 꿈을 꾼 거 같았어. 밤이 되자 뾰족한 지붕 집에 갔더니
삐삐와 룩이가 놀고 있었어. 두 아이는 아저씨와 아주머니의 사랑을 받으며 행복하게 살고 있어서
난 행복했어, 목장에 은신처를 만들고 새끼 고양이들이 커 가는 모습을 지켜보기로 했어.
룩이와 삐삐의 밝은 모습을 지켜보니 너무 행복했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