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편동화 ] 유정 이숙한
우리 할머니 집 앞에 있는 채소마트를 친구들에게 소개할게. 채소 마트에는 고추랑 가지, 호박, 오이,
옥수수, 대파, 쪽파, 참외랑 수박까지 없는 것이 없거든. 그러니까 채소 마트 맞지?
큰아빠는 텃밭 한가운데 대나무 가지를 얼기설기 꽂아놓았는데, 그 가지를 타고 길쭉한 오이들이
살랑살랑 그네를 타고 있었어. 그 모습을 보니 나도 그네가 타고 싶어졌어.
아기를 가진 엄마처럼 배가 툭 튀어나온 가지가 내 귀에 속삭였어.
“안녕! 숙희야, 오늘도 할머니 집에 놀러 왔니, 채소 마트에는 왜 나온 거야?”
“우리 할머니가 오이냉국 국수 먹고 싶다고 해서 큰엄마가 채소 마트에서 오이를 두 개 따오라고 했어.”
가지 옆에 있는 대나무 가지를 타고 올라간 오이 넝쿨에 매달린 길쭉한 오이가 말했어.
“난 어려서 날씬해, 내 뱃속에 작은 씨가 생겼지만 아직 어려서 배가 불룩하지 않아, 아삭하고 연해서
너희 할머니가 좋아하실 거야. 내 뱃속에 든 씨가 커지면 아삭거리지 않고 물렁해서 별로거든?”
나에게 말을 건 연녹색 오이를 쳐다보았더니 배가 볼록하지 않고 길쭉했어. 나는 길쭉한 오이를 하나
따서 바구니에 담고 또 어떤 것을 딸까, 이리저리 살펴보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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