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마트 (4)

[단편동화] 유정 이숙한

by 유정 이숙한

큰아빠가 말했어.

“숙희야, 걱정하지 마라. 담배나방이 알을 낳았어도 목초액을 뿌려주면 죽을 거니까 조금만 기다려. 옥수수수염 끝에 담배나방이 알을 낳아 부화한 애벌레가 자라 옥수수의 진액을 빨아먹기 전에 옥수수를 딸 거니까 걱정하지 말아.”

“큰아빠, 농약을 주면 되잖아요?”

“농약은 안 돼. 우리 숙희 먹어야 하니까, 목초액과 막걸리를 섞어 수시로 뿌려주고 나비와 나방을 쫓아주는 효과가 있는 식물인 마리골드와 민트, 라벤더 꽃을 심어놓았으니까 도움이 될 거야.”

“아! 그래서 예쁜 꽃들이 많은 이유였구나. 큰아빠 집은 기와집인데 무슨 색인지 모르겠어요. 예쁘게 칠하면 좋겠어요.”

“지은 지 40년이 지났으니 비바람에 색깔이 벗겨진 거야. 처음 지었을 때는 이 동네에서 가장 멋있는 집이었거든. 옆에 있는 대학교에서 학생들이 우리 집으로 자취하거나 하숙을 하러 많이 몰려왔었어.”

“방을 남에게 빌려주느라 많은 거였구나.”


토요일이라 심심해서 굴다리를 지나왔어. 큰아빠네 채소마트 옥수수수염이 며칠 만에 길어졌어. 큰아빠는 채소마트 안에서 포도송이를 따고 있었어. 내가

“큰아빠, 안녕하세요. 포도가 익었어요, 숙희 포도 먹고 싶어요?”

“그래 잘 왔다, 숙희야, 바구니에 담은 포도 큰엄마한테 씻어달라고 해서 할머니도 드리고 너도 먹으렴!”

“네, 큰아빠. 맛있게 먹을게요. 큰아빠도 얼른 오셔서 같이 드세요.”

“큰아빠는 너희 집에 가져갈 거 따고 조금 있다가 들어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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