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편동화 ] < 채소마트 > 유정 이숙한
큰아빠네 채소 마트에는 땅바닥을 기어 다니며 여기저기 수다를 떠는 녀석이 있었어.
옆구리에 타원형처럼 둥근 바가지를 매달고 다녔어. 처음에는 작은 구슬을 매달고 다니더니 구슬이 자라
타원형으로 둥근 바가지가 되는 거라고 했어.
마치 사람들이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과 비슷했어, 아이가 엄마 배속에 있을 때는 작더니 점점 커지는
것처럼. 수박꽃이 피고, 지고 나면 작은 구슬이 생겨서 옆구리에 매달고 넝쿨손이 기어 다니더니 살이 차
오르고 커졌어.
사람들은 직장을 다니며 아이를 키우기 힘들다고 안 낳으려고 한다는데, 마트에 있는 넝쿨 식물들 중
대나무를 타고 올라간 오이나 호박은 덩굴을 뻗으며 많은 아기들을 키워내는 걸 보았어. 수박이나 참외도
정신없이 줄기와 넝쿨을 뻗어나갔어. 그대로 가만 두면 동네 한 바퀴를 돌고 같았거든.
큰아빠가 수박넝쿨이나 참외 순을 잘라주기 전까지는 지구 끝까지 뻗어갈 태세였어. 그 덕분에 수박이
주렁주렁 열려서 굴다리 건너에 사는 사람들까지 사 갔어. 밭에서 딴 수박이나 참외는 달고 무척 맛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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