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마트 (3)

[ 단편동화 ] 유정 이숙한

by 유정 이숙한

큰아빠가 말했어.

“숙희야, 담배나방이 옥수수에 알을 낳았으면 막걸리와 섞은 목초액을 뿌려주면 돼. 담배나방이 알을

낳고 알이 부화한 애벌레가 옥수수의 진액을 빨아먹기 전에 옥수수를 따면 돼.”

“큰아빠는 농약을 주지 않나요?”

“난 농약 대신 목초액과 막걸리를 섞어 자주 뿌려주고 나비와 나방을 쫓아주는 식물인 마리골드나 민트,

라벤더를 심어놓았으니까, 괜찮을 거야.”

“그래서 큰아빠네 채소 마트에는 예쁜 꽃들이 많았구나. 큰아빠 집은 기와인데 지붕 색깔이 벗겨져서

무슨 색깔인지 모르겠어요.”

“지은 지 40년이 지났으니 비바람에 씻긴 게지. 처음 지었을 때 이 동네에서 가장 멋있는 기와집이었어,데

집 옆에 대학교에 다니는 대학생들이 우리 집으로 자취나 하숙하러 많이 왔거든.”

“그래서 큰아빠네 집이 방이 무척 많았던 거구나!”


굴다리를 지나 할머니 집으로 갔어. 며칠 만에 보니 옥수수수염이 아래로 늘어졌어.

큰아빠는 채소 마트 안에서 짙은 검정 보라색으로 익은 포도송이를 따고 있었어. 내가

“큰아빠, 안녕하세요! 포도가 벌써 익었어요? 포도 빨리 먹고 싶다!”

“숙희야, 바구니에 딴 포도를 가져다 큰엄마한테 씻어달라고 해서 할머니랑 맛있게 먹으렴!”

“네, 큰아빠. 큰아빠도 얼른 오셔서 같이 드세요.”

“그래, 알았다. 네 엄마랑 아빠도 유기능 포도 맛을 보여주려고 따고 있다.”


큰엄마가 포도를 씻어 마루로 내왔어. 나는 할머니랑 포도를 맛있게 먹고 있었는데 할머니가 포도를 보며

“네 아빠랑 엄마도 포도 좋아하는데, 같이 와서 먹으라고 할 걸 그랬다?”

“아빠랑 엄마는 약속이 있어 외출했어요. 큰아빠가 엄마랑 아빠 먹을 포도 준다고 따고 있어요.”

할머니가 말했어.

“그래, 큰아빠는 자상도 하지. 어멈아, 너도 와서 포도 먹자, 아주 달고 맛있다!”

“네, 어머니. 전 나중에 먹을게요. 지금 감자수제비 만들고 있어요.”

“날씨가 더운데 수제비를 하고 있었어?”

“네, 어머니께서 더우니 입맛이 없으실 거 같아 만들어봤어요. 숙희야, 큰아빠 수제비 드시라고 하렴?

수제비는 불면 맛이 없으니까 얼른 오시라고 해?”

채소 마트에 있던 큰아빠랑 멸치 육수에 감자와 양파가 들어간 감자수제비를 아주 맛있게 먹었어.


호랑나비 알이 부화하여 애벌레가 되더니 식욕이 왕성해서 옥수수 알에 든 진액을 빨아먹기 시작했어.

옥수수 알은 애벌레가 파먹어서 무척 괴로워서 말했어.

“애벌레 너는 나빠, 나는 옥수수 알을 살찌워 단단해지게 만들어 씨앗을 남겨야 내년에 옥수수를 심어

후손이 자랄 수 있는데 네가 진액을 빨아먹으면 어떻게 옥수수 알이 단단하게 살이 꽉 차겠니?”

“옥수수 알, 난 네가 딱딱하지 않아야 진액을 빨아먹기 좋단 말이야. 넌 나처럼 기어 다니지 못하고

종일 서 있으면서 배를 채우지 못하게 하는 거야?”

“넌 네 배를 채우려고 남을 괴롭히는 거니? 하나님은 너 같은 못된 호랑나비 애벌레를 만들어서 나를

못살게 구는지 모르겠다?”

“그럼, 하나님에게 따지렴? 나도 살기 위해서 먹는 거야.”

호랑나비 애벌레 수컷들은 옥수수 알 진액을 쭉쭉 빨아먹었어. 옥수수는 이가 빠진 것처럼 보기 싫었어.

옥수수가 살이 통통하게 쪘을 때 아저씨가 모두 따냈어, 한 두 그루의 옥수수는 애벌레들 차지가 되었으니

이미 딴 옥수수들은 행운아야!”


1.5∼2.5m 큰 기의 옥수수들은 백일 동안 한 자세로 서서 벌을 서느라 다리가 아팠어, 장맛비가 얼굴을

세차게 때리고 바람이 넘어뜨리려고 밀어붙어도 꿋꿋이 서 있는 모습이 아주 대견했어.

옥수수 알이 통통하게 살을 찌웠어, 길이 1m 이상의 옥수수 줄기에 양쪽으로 어긋나게 옥수수가 매달렸어.

수꽃 이삭은 줄기 끝에 달리고 암꽃 이삭은 2개의 작은 꽃으로 되어 있었어. 1개의 작은 꽃은 불임화라

꽃이 피어도 열매가 달리지 않았어. 옥수수는 가시가 없지만 여러 겹의 껍질옷을 입고 있었어.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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