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세이 ] < 나를 아끼고 사랑하며 > 유정 이숙한
요즘은 내면의 내가 어떤 생각을 하며 사는지 모르겠다.
아침에 밥 먹고 치우고 청소하고 누가 잡아당기기라고 하듯
뭐에 홀린 사람처럼 걷기 운동을 하러 쌍봉공원에 간다.
하지만 오늘은 예외였다.
친구가 감기가 들었다고 해서 약도 갖다주고 어제 저녁에 부친 미나리부추양파냉이 전
두어 조각 주려고 쌍봉공원이 아닌 친구 집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친구는 온천 사우나에 갔다 왔다고 한다. 같이 가주길 바라지만 가지 않았다.
오십 대에는 자주 다녔는데 지금은 운동이 더 좋다.
친구는 이번 주 내내 쉬지 않고 움직이더니 몸살이 겹친 게지.
내 머릿속 시계는 재각재각 쉬지 않고 간다.
쉬고 싶지만 자꾸 안에서 등을 떠미니 마음이 바빠진다.
누군가 뒤에서 밀고 앞에서 당기는 것처럼 늘 서두르게 된다.
친구네 집에 가면 내 머릿속 시계가 앙탈하며 재촉한다.
'빨리 집에 가라, 그 친구 사무실에 가면 너 또 시간 다 빼앗긴단 말이야?'
내면에서 재촉한다.
친구 사무실에 가서 감기약 윤페탕과 전을 내려놓고 메밀차 한잔 타서 마셨다.
친구는 전화가 여기저기 오다 보니 통화하느라 바쁘다.
일하는 것이 행복하고 즐겁다는데 내가 보기엔 일을 즐기며 하는 거 같지 않고
일에 얽매여 사는 것으로 보인다.
친구가 바쁜 거 같아 간다고 일어났더니 화를 버럭 낸다.
우린 어제도 만났고 또 하루면 두어 차례 통화한다.
아무래도 친구가 봄이라 외로움을 많이 타는 모양이다.
일을 줄이라고 하지만 줄이지 못한다.
그 분야에 남보다 많이 공부하고 비교 분석하는 성격이다.
할 수 없이 엉덩이 붙이고 앉아있었더니 남절친과 점심 약속을 한다.
난 눈치도 없이 잇새에 낀 고춧가루처럼 그들 우정에 끼어들게 되었다.
점심에 동태탕을 먹고 카페에 가서 차를 마시고 한참을 앉아 대화하는
중에도 친구는 고객과 전화통화를 하느라 바쁘다.
난 공연히 친구가 없는 빈자리에 앉아 남절친과 어색하게 앉아있었다.
친구가 농사지은 콩을 싸준 봉지를 들고 집으로 돌아오니 오후 2시가 넘었다.
아까운 시간이 많이 흐른 거 같아 아쉬웠다.
동화를 쓰기 위해 많은 공부 해야 하는데 시간이 흘러가고 말았다.
내게 주어진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 않아서일까,
자꾸 서두르고 있는 날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