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서 즉위년칭원법을 쓴 왕들

by 금낭아



전공자가 아니어서 역사공부를 하는 동안 재위기간에 대해 몹시 헷갈렸다.

그래서 알아보니 왕의 원년(元年)을 기록하는 칭원법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중·고등학교 때는 들어보지도 못한 용어였다.


새 왕이 즉위한 해는 전왕이 사망한 해이기도 해서 즉위년이라 기록할 지 원년이라 기록할 지 왕의 재위기간을 계산하는 기준이 필요하다고 한다.

훙년칭원법(薨年稱元法)은 전왕이 사망한 해를 신왕의 원년으로 삼는 것으로,

삼국시대 때는 왕이 죽은 다음 달을 신왕의 원년으로 기록하는 유월칭원법(踰月稱元法)을 썼다고 한다.

하지만 고려시대에 쓴 <<삼국유사>> 연표는 즉위년을 원년으로 계산하여 죽은 해 전년까지만 재위기간으로 기록했고, <<삼국사기>>는 즉위년부터 죽은 해까지를 재위기간으로 기록했다. 그래서 <<삼국사기>>는 전왕의 말년과 신왕의 원년이 중복이 되어있다. 왜냐하면 고려사람 김부식은 삼국시대의 왕들에게 예를 표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고려사>>와 <<조선왕조실록>>은 유년칭원법(踰年稱元法)을 써서 즉위 다음해를 원년으로 기록하였다. 이는 전왕에 대한 예우 때문이다.


하지만 조선에서 즉위년칭원법을 쓴 왕들이 있다. 바로 왕위를 빼앗은 왕들이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는 당당히 즉위년칭원법을 썼다.

그런데 2대 정종은 태조 7년 9월에 선위를 받아 왕위에 올랐지만, 그해 12월까지는 태조의 연호로 기록해 놓았다.

3대 태종도 1400년 정종 2년 11월 13일 선위를 받아 즉위했지만, 그 해 12월 까지 정종의 연호로 <<정종실록>>에 기록 되어 있다. 이것은 훙년칭원법도 아니고 유년칭원법도 아니고 애매하다. 그래서 정신 바짝 차리고 들여다보지 않으면 말년의 기록이 정종의 일인지 태종의 일인지 헷갈릴 수 있다.

세종 때부터는 정상적인 방법으로 왕위계승이 이루어져 유년칭원법으로 기록이 시작 되어 즉위년 즉위월부터 세종의 연호로 기록되어 즉위 다음해가 원년이 되어있다.

그러다가 세조 때 조카의 왕위를 빼앗아 즉위년을 원년으로 기록해 놓았다.

연산군을 폐한 중종과 광해군을 폐한 인조도 즉위년칭원법을 썼다.


그래서 왕의 재위연수를 계산하는 것도 헷갈린다. 게다가 인터넷 백과사전에는 실록의 음력 날짜를 양력으로 바꾸어 기록하기도 해서 몹시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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